"지지율 差가 얼만데"… '사흘안 결정' 安 압박에도 느긋한 尹
2022.02.14 18:42
수정 : 2022.02.14 19:41기사원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야권 후보단일화를 전격 제안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측의 여론조사 방식 수용 불가입장이 지속되면서 이번 주가 사실상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가능성을 가늠할 마지노선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단일화 환영 입장과 별개로 여론조사 방식에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서면서다.
안 후보 측은 2~3일내로 결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윤 후보 측은 아직 판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빙 구도를 이어갈 경우 윤 후보 측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윤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탈 경우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아닌 흡수를 하겠다는 의도를 더욱 노골적으로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安측 압박에도 尹 '느긋'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오른쪽)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시한에 대해 "아무리 길어도 2~3일 안에 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면서 "국민의힘 자기들 방식에 대해 2~3일 안에 판단을 못한다면 의사가 없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진중하게 기다리겠다는 입장임을 강조한 이 본부장은 "이것은 상식적으로 오래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할 거냐 말 거냐의 문제"라고 말하면서 윤 후보가 결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거듭 선을 긋고 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왼쪽)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 "단일화 방식에 있어선 안 후보의 제안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 첫째도 정권교체, 둘째도 정권교체가 시대적 사명이자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안 후보의 진심을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이룰 가장 확실하고 바른 길이 무엇인지 헤아려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권 본부장은 회의 뒤 기자들에게 여론조사 단일화와 관련,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고 거듭 일축했다. 안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당시 적용한 여론조사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것을 주장한 것에도 권 본부장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선거의 종류도 다르고 지금 후보들의 상황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 또한 전날 안 후보의 이같은 제안을 들은 뒤 측근들에게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져, 여론조사 단일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 후보와 캠프의 이같은 반응은 지지율에서도 기인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가 4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0.4%를 기록했다. 안철수 후보는 7.8%,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5%였다.
해당 조사는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안일한 尹측, 방심 경계령 목소리↑
다자구도에서 박빙우세를 이어가고 있고, 안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윤 후보 측에선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당장 급한 이슈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윤 후보 측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안 후보의 제안을 완전 거절하는 모양새는 취하진 않았으나, 지지율 측면에서 당장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와 단일화를 서둘러 할 추진할 경우, 향후 지방선거 공천권을 비롯해 차기정부 입각과 자리 배분 과정에서 지분이 뺏긴다는 점에서 일명 윤핵관(윤 후보 핵심관계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안 후보가 중도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려 한다면 선거비용 보전 문제부터 현실적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이룬 같은 세력이 돼 공동정부 운영의 파트너십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윤 후보 측에서 간절하지 않다. 오히려 이재명 후보가 안 후보와 단일화가 간절해보인다는 말까지 나왔다"며 "윤 후보는 절박하지 않고, 안 후보에겐 절박한 시점이 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윤 후보 측 일각에선 박빙우세를 점치면서도 벌써부터 인수위 명단을 짜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캠프내 분위기가 안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안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계기로 내부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