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설치된 격리실서 용변 보게 한 정신의료기관…인권침해"
2022.02.16 12:00
수정 : 2022.02.16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에 대한 과도한 격리 및 사생활 노출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A병원장에게 격리·강박은 치료 목적으로 최소 범위에서 시행하고, 소속 직원들에게 관련 인권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격리실에 입원된 환자의 용변 처리 모습 등이 폐쇄회로(CC)TV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안 마련을 권고했다.
진정인은 동생인 C씨가 지난 2월 자해를 해 양 손목의 상처 봉합수술을 받은 후 응급입원한 A병원이 C씨를 격리·강박하는 과정에서 양 손목 봉합 수술 부위가 터졌다고 설명했다. 또 C씨에게 CCTV가 설치된 격리실에서 용변을 보게 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병원은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라 C씨를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실에 입원시켜야 했고 C씨의 정서가 불안정해 자·타해 위험도 있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C씨가 격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다른 환자와 의료진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C씨에 대한 강박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강박 기간 중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은 유감스러우며, 환자의 용변 처리 모습이 CCTV에 노출된 것에 대해선 보완 조치하겠다고 회신했다.
인권위는 A병원이 피해자에게 격리의 근거와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안정시킬 필요가 있었는데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병원이 피해자의 손목 상태를 점검하지 않고 피해자의 자·타해 위험을 예단해 양 손목과 발목을 강박한 것은 피해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격리실에 입실한 날부터 27시간이 넘도록 단 한 차례도 배설물을 치우지 않아 격리실에 방치하고 같은 장소에서 식사하게 하는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