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산업전환’ 함께 가지만… ‘원전’서 갈렸다

      2022.02.16 18:28   수정 : 2022.02.16 18:28기사원문
주요 대선후보 4명은 기후위기 정책과 관련, '탈탄소 산업전환' 흐름에 대체로 공감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볼 것인지에서는 크게 갈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탈원전 정책 백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석탄, 내연자동차, 주유소업계 등 취약계층 보호에 관심을 기울였다. 또 후보마다 민간기업의 탈탄소 전환을 '규제'와 '인센티브' 측면에서 접근하는 방식이 차별됐다.


■기후위기정책 청년 평가 1위는 沈

청년유니온,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민달팽이유니온 등 47개 전국 청년단체가 모인 2022대선청년네트워크(대선넷)가 본 기후위기 정책 1위는 심상정 후보였다.

대선넷 평가 결과 심 후보는 일관성(4.4점), 방향성(4.5점), 구체성(4.0점) 등 전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총점 12.9점을 얻었다.

대선넷은 "대통령 당선 시 제1국정과제로 기후위기 대응을 꼽는 등 기후이슈 해결에 가장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구체적인 탈석탄 시기를 설정하고 전 부문에서 탄소 저감 정책을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심 후보 측은 △석탄화력발전소 70여기 2030년까지 순차 폐쇄 △녹색대중교통 활성화로 자동차 2500만대 중 500만대 감소 △내연차 1000만대 전기차 전환 △노후주택 그린리모델링 등을 공약했다.

특히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주유소와 카센터 등 자영업자,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기후정의법'을 신설하고 '정의로운 녹색전환' 방침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녹색투자 허용 공약은 눈길을 끈다.

이재명 후보는 일관성 3.4점, 방향성 3.3점, 구체성 2.9점 등 9.6점으로 종합 2위를 기록했다. 이 후보 측의 대표공약은 에너지고속도로 추진이다. 이 후보는 송배전망(송전·배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에너지고속도로를 제주에 가장 먼저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탄소세 도입 등 탄소세제 개편은 물론 탄소배당을 통한 에너지복지 공약도 눈길을 끈다. 에너지 소외계층을 위해서는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安·尹, 원전 활용해 탈탄소 정책 목표 달성

의사이자 창업가 출신인 안철수 후보는 탈탄소 달성을 위한 원자력 발전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현재 공사가 전면 보류된 신한울원전 3·4호기 공사재개를 즉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혁신형 소형모듈형원전(SMR)의 국책사업 추진, 파이로프로세싱 기술로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할 계획이다. 적극적인 에너지전환 정책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를 '산업에너지자원부'로 개편하고 차관보급 원전 책임자도 임명할 계획이다.

윤 후보 측도 탈탄소사회 실현을 위한 원전의 중요성을 높게 봤다. 2030년 NDC를 현실성 있게 수정하고 원전 비중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 탄소국경세 추이와 연동한 탄소세 도입을 '신중히' 추진할 계획이다.

안 후보와 윤 후보 모두 민간영역의 탈탄소 전환은 인센티브 지원, 연구비 및 보조금 지원, 친환경제품 구매 시 보조금 지급 등 '당근'에 중점을 뒀다. 반면 심 후보는 탄소배출 기업에 금융투자 지원 억제, 그린워싱 가이드라인 마련 등 '채찍'에 방점을 뒀다.

우리 헌법 1조 3항에 기후위기 대응조항을 신설하자는 물음에 안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안 후보는 헌법 개정보다는 기후위기법 제정과 국가기후위원회를 설치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대선넷 관계자는 "윤 후보는 탈원전 백지화를 주장하지만 부지 확보, 사용후핵연료 처리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며 "안 후보는 기후위기를 에너지 문제로 국한해 인식하고,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양오봉 전북대 공대(화학공학부) 교수는 "에너지 전환 문제는 '이념과 가치'에 매몰되기보다 실제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장기적인 비전과 실행계획 등을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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