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가파른 금리인상 예고..."달라진 건 없다" 시장은 안도
2022.02.17 04:51
수정 : 2022.02.17 09:26기사원문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가파른 긴축전환을 예고했다.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리고, 이후 곧바로 보유자산 매각에 나설 방침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연준은 16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이 같은 논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곧바로 연준의 보유 채권 매각도 시작하는 계획을 입안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3월 15~16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의사록은 "대부분 참석자들이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2015년 이후의 인상 속도보다 더 빠르게 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연준의 느슨한 통화정책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신속한 통화정책 되감기를 통해 금융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지적해다.
이에따라 조만간 기준 금리인 FF 금리를 올리고, 그동안 사들인 채권도 공격적으로 매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지금의 높은 연준 채권 보유규모에 비춰 규모를 심각하게 줄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금리 인상은 유보했지만 이르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아울러 지금은 약 9조달러 규모로 확대된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어떻게 줄이기 시작할지 절차도 정했다.
3월 FOMC는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미 예상은 돼 있는 것이지만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한편 채권매입을 종료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1월 회의에서 채권매입 종료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당시 회의에서 이는 소수의견에 그쳤다.
대신 국채 200억달러어치, 주택유동화증권(MBS) 300억달러어치를 더 사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의사록은 "참석자 2명이 FOMC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낮추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자산 순매입을 조기에 종료하는 것을 원했다"고 밝혔다.
FOMC 뒤 미 물가 상승세는 더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 수준이지만 10일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1월에 기록한 지난해 12월 기록을 갈아치웠다. 앞서 지난달 28일 공개된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4.9% 급등했다. 이 지수는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다. 39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FOMC에서 위원들의 논의는 인플레이션에 집중됐다.
CNBC에 따르면 의사록을 요약해 발표한 성명에만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73번 등장한다.
FOMC 위원들은 아울러 물가 오름세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하고, 지속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우려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던 주식시장은 연준 의사록이 발표된 뒤 되레 낙폭이 좁혀졌다.
의사록이 예상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1.2% 하락세를 보였던 나스닥지수는 낙폭을 0.3% 수준으로 좁혔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8%에서 0.3%로 낙폭이 작아졌다.
0.7% 하락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낙폭이 0.08% 수준으로 좁혀지며 약보합 흐름으로 돌아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