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양성판정만 78차례..14개월째 격리된 터키남성 무슨 사연?

      2022.02.17 08:35   수정 : 2022.02.17 08: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78회나 받은 터키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계속해서 나와 지난 2020년 11월부터 가족과 격리 중인 무자퍼 카야산(56)의 사연을 보도했다.

백혈병을 앓고 있던 카야산은 14개월 전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그는 곧바로 죽을 운명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몸은 계속해서 버텨냈다.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4개월 동안 카야산은 78번의 코로나 검사에서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계속된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카야산은 가족이 간호한 몇 주를 제외하면 병원에서 9개월, 아파트에서 5개월, 총 14개월 동안 격리된 채 홀로 지냈다. 터키 보건당국이 그에게 세상과의 단절은 물론 가족과의 직접적 접촉도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실시한 PCR 검사에서 또다시 양성 반응이 나오자 그는 "코로나가 나에게 집착한다"고 농담을 건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카야산은 '가족'때문에 버틸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기적으로 걸려오는 부인과 아들의 화상통화와 그를 멀리서라도 보기 위해 찾은 손녀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카야산의 아들은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항상 긍정적인 사람"이라며 "지금은 코로나가 양성으로 나왔지만, 그는 부정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진들은 카야산의 계속된 양성 반응의 이유를 백혈병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면역력이 약한 코로나 환자의 경우 장기간 감염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백혈병 및 림프종 학회에서도 백혈병, 림프종 등 혈액암 환자 4명 중 1명은 백신 접종을 받아도 항체를 제대로 생성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카야산의 담당 의사이자 이스탄불 대학 전염병 및 임상 미생물학 교수로 재직 중인 세랍 심세크 야뷰즈는 "카야산의 사례는 우리가 본 코로나 감염 사례 중 가장 길다"고 말했다.

카야산은 "백혈병으로 인해 면역 체계가 약해져 계속 양성으로 나오는 것 같다"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여전히 백신을 맞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해 정부 당국이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터키 보건당국에 호소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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