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뒤에 격차 있어요' 토론회 .."2030 목소리 들어야"
2022.02.20 14:42
수정 : 2022.02.20 14:42기사원문
"대선 토론회 때 청년 정책을 이야기 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네거티브만 나오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 청년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보다 구체적인 후보 캠프의 청년 정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30세 권세한씨>
"주요 대선 후보 캠프 4곳이 모두 오지 않고 2곳만 와서 전반적인 청년 정책에 대해 충분히 듣지 못해 아쉬웠다.
파이낸셜뉴스, 2022대선청년네트워크, 청년재단는 지난 19일 '청년 뒤에 격차 있어요'를 주제로 청년정책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등 대선후보 4인을 초청해 행사를 추진했으나, 선거 운동 기간이 겹치며 청년 정책 관계자들이 대리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지웅 청년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이, 정의당 측은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불참의사를 밝혔다.
남기웅 청년재단 팀장은 "토론회에 앞서 각 후보 캠프에 노동, 주거, 지역 격차, 젠더, 기후 등 5가지 분야로 정책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론회는 각 후보 캠프의 서면 답변에 대한 추가 질의와 정책의 진실성, 구체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5가지 주제에 대한 각 후보 캠프의 정책 공약을 평가하고 추가질답을 진행했다. 각 캠프를 대변해 참여한 청년 정치인들은 "표가 되지 않더라도 청년을 위한 정책을 후보가 낼 수 있도록 청년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무실 노동법 해소 방안 '근로감독관 확충'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의 청년 노동 정책은 기존 제도를 보완 활용해 안전성은 높지만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며 "심상정 후보는 노동자의 범위를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에서 모든 일하는 사람으로 확장해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청년들은 기존에 노동법이 존재하지만 '최저임금 위반' '임금 체불' '위장프리랜서' 등 법의 허점을 지적했다. 또 '배달 라이더' 등 새로 등장한 청년 노동의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물었다.
권지웅 위원장은 "지난 5년 사이 근로감독관이 40% 증원돼 현재 2900명 정도지만 여전히 부족해 사망사건이 아니면 다른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근로감독관을 늘리고, 서울시나 경기도 등 지자체가 근로감독관 역할을 일부 대신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진 대표는 "독일은 근로감독관 1인당 임금근로자 약 5800여명을 관리하는데 한국은 1만5000여명을 관리하는 상황"이라며 "근로감독관 수를 늘리고 노동감수성 교육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거 불평등 해소.."집값 낮추고 임차인 권리 강화해야"
청년들은 일자리와 함께 '주거 양극화'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자산 격차가 곧 삶의 격차가 됐다"며 "불량식품 규제는 있는데 더 중요한 불량주거 규제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정의당 주거 공약은 크게 △집값 인하 △공공주택 확대 △세입자 보호 확대"라며 "공공주택에 대한 낙인은 현재 5%로 절대수가 적기 때문인데 공공주택을 확대하고 소셜믹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1인 최저 주거 기준을 14㎡에서 25㎡로 확대하고, 관리비를 월세보다 높게 책정해 월세를 올리는 '꼼수' 방지를 위해 관리비 상한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이재명 캠프는 집을 살 수 있는 사람 혹은 여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되 집 구입 여력이 없는 사람도 포괄하는 정책을 추구한다"며 "2020년 기준 수도권의 인구가 비수도권 전체 인구를 넘어서는데 지역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의 청년 주택 정책은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청년에 대출 한도를 늘려주고, 시장의 자율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쪽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대기업 유치를 통해 청년 일자리와 주택 공급을 결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방소멸 막으려면 지역별 거점 육성해야"
지방소멸과 갈수록 심화되는 서울, 지방 양극화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민성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지역격차 해소를 위해 공공기관 및 기업 이전 등이 추진됐으나 격차가 해소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각 지자체에서 발표하는 인구 확대 계획을 살펴보면 조만간 한국 인구는 1억명이 된다"며 "개별 지자체 차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메가 시티처럼 지역별 거점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는 현재 '5급 3특 체제'를 추진 중이로 5개의 지역 거점을 만들고 3개 특별 자치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 정책을 정치권에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정치권에 청년의 목소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재천 코로나19 일상회복복지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앞으로는 남녀갈등보다 세대갈등이 훨씬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청년세대가 향후 '고려장' 입법을 추진하면 기득권인 정치인들은 되려 '소려장' 입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권 위원장과 강 대표는 이날 "청년 정치인의 현실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