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적을수록 더 지원"… 오세훈표 안심소득 7월부터

      2022.02.22 18:14   수정 : 2022.02.22 18:14기사원문
오세훈 서울시장의 복지모델인 '안심소득'이 오는 7월부터 5년간 정책 실험에 돌입한다. 안심소득은 최저생계 지원을 넘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 소득보장제도다.

오 시장은 22일 서울 세종대로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다음달 28일 '안심소득 시범사업' 참여가구를 모집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소득 0원 1인가구 월 82만원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기준 중위소득 85%(소득 하위 약 33%) 이하면서 재산이 3억2600만원 이하인 800가구를 지원집단으로 선정해 추진한다. 올해 1단계로 500명, 내년 2단계로 300명을 각각 선정한다.
서울시는 3년간 총 195억원을 사업 참여가구에 지급한다.

지원집단은 중위소득 85%와 가구소득 간 차액 절반을 3년간 지원받는다. 예컨대 1인가구를 기준으로 소득이 0원인 경우 중위소득 85%(165만3000원) 대비 가구소득 부족분의 절반인 82만7000원(월 기준)을 받는다. 소득이 97만2000원(중위소득 50%)인 경우에도 지원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고 월 34만500원을 받게 된다.

다만 안심소득은 현행 복지제도 중 현금성 지원인 △생계·주거급여 △기초연금 △서울형 기초생활보장 △서울형 주택바우처 △청년수당 △청년월세와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

서울시는 올해는 1단계로 공개모집을 통해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500가구를 선정하고 오는 7월 11일부터 '안심소득' 지급을 시작한다.

1단계 500가구 선정은 가구 규모·가구주 연령, 소득수준 등을 고려한 가운데 3차에 걸친 과학적 무작위 선정방식으로 이뤄진다. 비교집단도(1단계 1000가구 이상, 2단계 600가구 이상) 함께 선정해서 효과 검증을 진행한다. 지원기간 3년을 포함해 총 5년간 지원집단과 비교집단 간, 그리고 집단의 변화를 시계열 순으로 조사·연구한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 협조가 없으면 추진 못했을 텐데 새로운 소득보장 실험을 한 번 해봐달라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일 것"이라며 "기본소득이 지금까지 겪은 단점을 해소하는데 유용한 수단인지, 안심소득이 유용한지 비교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로의욕 상실 적을 것"

안심소득 사업 시작과 함께 고개를 드는 우려는 '근로의욕 상실'이다. 공적 급여로 소득이 생기면서 현실에 안주하거나 공적 급여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일을 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수용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생계급여는 중위소득 30%까지만 지원하고, 중위소득 30%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탈락하는 구조"라며 "안심소득은 범위를 중위소득 85%까지 늘리고 그 안에서 계속 지급하기 때문에 기존 제도보다는 노동을 안 하게 되는 부분이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심소득 실험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비교집단에 대한 유인책도 생각하고 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또 독일 베를린, 미국 시카고 등 소득보장 실험을 진행하거나 관심 있는 각국의 도시, 연구기관, 학자 등이 참여하는 '세계 소득보장 네트워크'(가칭)를 구축해 안심소득을 세계적인 소득실험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는 매년 총회 개최와 정보교류·연구 협력·공동 학술 발표 등 다자간 경험을 공유해 새로운 제도 마련에 대해 전 세계와 함께 고민해 나갈 예정이다.


오 시장은 "디지털 전환과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세계 인류 복지사의 대전환을 준비해야 할 골든타임이다"며 "소외되는 사람 없이 서울시민 모두가 자존감을 잃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미래 복지시스템은 무엇인지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외 석학들과 함께 그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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