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제

      2022.02.24 18:05   수정 : 2022.02.24 18:07기사원문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의 불씨가 꺼지려 하고 있다. 양당 인사들이 물밑협상에서 오간 내밀한 얘기까지 폭로하면서다. 이준석 국힘 대표와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총괄본부장은 상대 측을 겨냥해 "이중플레이 했다"느니 "속 좁은 사람"이니 하며 여과되지 않은 감정적 앙금까지 드러내고 있다.



후보 단일화 협상은 역대 대선의 고정 이벤트였다. 단순 다수결 제도에서 어느 후보도 확실한 승리를 담보하는 과반 득표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직선제로 개헌한 1987년 이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유일하게 과반(51.55%)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박빙의 레이스라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성사됐었다.

밀거래식 후보 단일화의 대안으로 결선투표제가 거론돼 왔다. 과반의 벽을 못 넘은 당선자의 국민 대표성, 즉 정통성 논란을 해소하자는 취지였다. 240년 전 프랑스가 고안한 제도다. 그 덕에 서유럽국 중 상대적으로 불안했던 프랑스 정국도 안정화됐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이 23일 대통령 및 지자체 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 등 10대 과제를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20대 대선에서 정치개혁 공약이 사라졌다면서다. 결선투표제는 이미 80여개국이 채택 중이다. 선거비용은 더 들겠지만, 밀실이 아닌 공개적 후보 간 연대로 선거 후 연정까지 모색할 수 있다면 반기지 않을 이유도 없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도입하긴 사실상 어렵다. 현행 공직선거법만 고치면 된다는 주장과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4일 결선투표제 도입을 제의했다. 그러나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더 강조하는 걸 보면 당장 도입하자는 얘기도 아니다.
이를 차기 대선 이후로 미루자는 건 결국 여당 이재명 후보가 결정적으로 불리해지는 윤·안 단일화를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해석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77@fnnews.com 구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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