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세계 밀 생산 14% 차지… "수출 차질 땐 인플레 압박 거세질듯"

      2022.02.24 18:20   수정 : 2022.02.24 18: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도쿄=정지우 조은효 특파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밀, 대두(콩), 옥수수 등 국제곡물과 비료를 비롯한 농산물 원자재 가격 급등 추세 가속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식량안보를 위한 각국의 대응에도 비상이 걸리게 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 따르면 밀 선물 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장중 한때 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27.2㎏)당 8.8875달러로 4.2% 올라 2012년 이후 9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두 가격 역시 한때 부셸당 16.75달러로 2012년 말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가뭄을 겪은 남미지역 산출량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옥수수 선물 가격도 연초 대비 이날까지 14% 상승했다.

농산물 투자상품 값이 급등하는 것은 세계 최대 영토를 자랑하는 러시아와 유럽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 때문이다.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려는 현실화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대표적 곡물 수출국으로 전 세계 밀 생산의 14%를 담당한다. 밀 수출비중에선 4분의 1(25.4%)이다. 양국의 옥수수 수출비중은 15%에 육박한다. 대두의 경우 우크라이나(6위)·러시아(8위) 모두 10대 수출국에 들어가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밀·옥수수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 식량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작물 필수영양소인 칼륨비료 가격도 고공 행진에 비상이다. 러시아는 벨라루스, 캐나다와 함께 세계 3대 칼륨비료 매장국이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실상 동참하고 있다.

칼륨비료는 중국 내에서 지난주 t당 4300위안을 돌파한 이후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염화칼륨의 평균 시판가는 전년동기 대비 70.85% 오른 t당 3475위안을 기록했다. 2021년 초 칼륨비료 가격이 t당 2000위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치솟았다.

벨라루스는 이미 유럽과 미국의 공동제재를 받는 중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2월 인권을 문제 삼아 벨라루스 주요 산업인 칼륨비료 기업을 제재대상에 올렸다. 바이든 미국 정부의 제재에 동참한 리투아니아도 벨라루스 칼륨비료를 자국 항만으로 실어 나르는 화물철도 수송을 금지했다. 벨라루스 모든 칼륨비료의 수출에 관여하는 카르텔 '벨라루스포타시'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오는 4월 1일부터 발효된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2022년 중앙문서 1호를 지난 22일 발표하면서 화학비료와 기타 농자재의 생산과 저장을 배치하고 운송해 공급과 안정적 가격을 촉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밀가루 등 수입물가 상승으로 생필품 가격 인상이 진행 중인 일본에선 추가적 국제곡물가격 인상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SMBC 닛코증권 미야마에 고우야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산케이신문에 "양적인 부족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이미) 지정학적 리스크에 휩싸였다"고 진단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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