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이 계절에도 올곧은 초록... 이색적인 풍경 가득한 담양의 겨울

      2022.02.25 04:00   수정 : 2022.02.25 03: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담양(전남)=조용철 기자】 겨울의 담양은 다른 계절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북적이는 사람들 대신 조용한 자연과 마주할 수 있는 여유가 느껴진다. 이국적인 풍경이 곳곳에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다.

흰 눈이 소복하게 내린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어도 좋고, 한겨울에도 초록빛을 잃지 않는 대나무 숲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겨도 좋다. 유럽의 작은 마을이 떠오르는 메타프로방스와 야경 명소 영산강문화공원까지 이색적인 풍경이 가득한 담양의 겨울을 느껴보자.

전남 담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길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고 색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초록빛 가득한 여름에 비해 조금은 쓸쓸해 보일 겨울 풍경이지만, 길게 늘어선 가로수 길의 풍경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은 여전하다.

게다가 겨울에는 반가운 눈 소식이 기다려진다. 온 세상에 하얗게 눈이 내리면 메타쉐쿼이아 길은 더욱 장관이다.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메타세쿼이아 길은 이국적인 풍경의 절정을 이룬다.

만약 눈 내리는 날 담양을 여행하게 된다면, 환상의 설국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투두둑 나무 위에 쌓여있던 눈이 떨어져 마치 꽃비가 내리는 듯하다. 아침 햇살 속에 반짝이는 눈은 황금색에서 점차 투명한 다이아몬드처럼 빛이 난다. 햇살 속 반짝이는 설경과 함께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걷고 싶다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부지런한 여행자만이 환상적인 풍경을 만날 자격이 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따라 걷다보면 작은 호수를 만난다. 호수에 비친 하늘과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동화 속 한 장면 같다. 이곳에서 자신만의 감성을 듬뿍 담은 인증 사진을 찍어 보자. 가로수 길 곳곳의 포토존도 메타세쿼이아 길에서의 추억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다.

31만여㎡(약 9만4000평)의 공간에 대나무 숲을 조성한 죽녹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죽림욕장'으로 유명하다. 죽녹원에는 분죽, 왕대, 맹종죽 등 다양한 대나무가 자라고 있다. 목이 아플 정도로 높은 대나무 숲은 여행객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사락사락 바람에 스치는 대나무 소리에 귀 기울이며 천천히 대나무 숲을 걸어본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복잡한 마음이 조금씩 자리를 찾아가는 기분이 든다. 대나무 숲 한가운데에서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고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충만해지는 기분이다. 새로운 다짐을 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자생하고 있다. 죽로차 한 잔으로 목을 적시고 죽림욕을 마음껏 즐겨보자.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4㎞ 산책로에는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길이 있다. 대나무 숲과 자연이 어우러져 있는 한옥카페에서 느긋하게 쉬는 것도 좋다. 봉황루 전망대 한옥카페에서는 담양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죽녹원 속 미술관, 미술관 속 죽녹원을 테마로 한 '이이남 아트센터'도 볼거리다. 담양의 대나무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표현한 작품과 김홍도의 '묵죽도'나 유명 팝아티스트 작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우는 여인' 등 동·서양 거장들의 작품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죽녹원에 이어 관방제림도 함께 둘러볼만하다. 죽녹원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한 관방제림은 199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숲이다.

겨울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반짝반짝거리는 화려한 불빛 때문 아닐까. 담양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하나 둘 불이 켜지고, 낮과는 또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핑크빛 설렘이 물씬 풍기는 담양 영산강문화공원은 담양의 대표적인 야경 명소다. 이곳은 특색 있는 포토존을 설치해 1년 365일 특별한 감성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 이미 입소문이 난 곳이지만, 겨울에는 조금 더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거리 곳곳에 다양한 트리와 포토존이 가득해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영산강 문화공원 입구에 있는 초승달 모양 포토존은 낮에 보면 돌 조각상 느낌이지만, 밤에는 노란 달빛이 들어와 마치 달이 내려앉은 느낌이다. 이곳은 홈파티를 하는 듯한 분위기로 꾸며진 감성 포토존들과 함께 SNS용 인증샷 단골 코스다.

담양군 학동리 일대에 자리한 메타프로방스는 붉은색 지붕의 건물이 모여 있어 유럽 분위기가 물씬 난다. 메타세쿼이아 길과 바로 붙어있어 이국적인 풍경 여행 코스로도 좋다.
메타프로방스 안에 펜션, 카페, 식당 등이 모여 있어 가족 나들이로도, 연인과 데이트 코스로도 딱이다. 담양의 특산품과 남도음식 맛집도 있어 여기저기 다니지 않아도 된다.


조금 더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메타프로방스 안에 있는 담양의상실에서 유럽풍 의상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어보자. 다양한 복고 의상과 장신구로 한껏 차려 입고 거리를 걷다보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마저 든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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