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美탈출제안 거절..시가전 확산

      2022.02.26 15:22   수정 : 2022.02.26 15: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도심 시가전이 26일(현지시간) 본격화됐다. 러시아군은 이른 새벽부터 키예프를 포위하고 공격에 돌입했으며 동이 튼 뒤 아침부터는 시내 거리로 진입해 전투를 벌이고 있다.

키예프 함락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미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피신을 돕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제안을 단 칼에 거절하고 키예프에 남아 결사항전의 뜻을 전했다.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철수할 것을 권고하고 돕겠다고 했지만 거절 당했다고 AP뉴스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싸움은 여기(키예프)에 있다"며 거절의사를 밝혔다.

키예프에서 시가전이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인을 제외한 남은 시민들에게 벙커에 모두 피신하도록 지시했다. 키예프에는 200여만명의 시민들이 거주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예프 거리에서 찍은 국민들에게 보낸 마지막 영상 메시지에서 항전 의지를 보였다.

그는 영상에서 "대통령실의 모든 내각이 지금 여기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군인들 여기 있다"면서 "(우크라) 시민들도 여기 있고, 우리도 여기 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전중인 여성과 남성 그리고 모든 이에게 영광이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기를 내려놓고 협상장에 나오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날 촉구하면서 사실상 '백기 항복'을 강요한 바 있다.

러시아가 현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시키고 친러 정권을 세우는 게 푸틴 대통령의 최종 목적이라고 미국은 보고 있다. 러시아군의 1호 타켓은 젤렌스키 대통령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항전에 러시아군의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그동안 자국의 군의 피해가 거의 없다고 주장해왔다.

AP뉴스에 따르면 전투가 지속되면서 우크라이나 군은 키예프 에서 남쪽으로 40km 떨어진 바실키프 근처에서 낙하산 부대를 태운 II-76 러시아 수송기를 격추했다고 미국 고위 정보 관계자가 확인했다. 수송기는 최대 125명의 낙하산 부대를 수송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두 명의 미국 관리에 따르면 키예프 에서 남쪽으로 85km 떨어진 빌라 체르크바 근처에서 두 번째 러시아 군용 수송기가 격추됐다.
러시아 군은 어느 비행기에도 논평하지 않았다.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의 침공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을 하지 않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병력을 우크라이나 안에서 싸우게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국민이 러시아와 싸우는 입장이 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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