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팟 들어오실 분?"…구독 서비스 계정 공유, 문제 없을까

      2022.02.27 07:00   수정 : 2022.02.27 07:00기사원문
구독 서비스의 계정 공유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는 피클플러스, 링키드, 그레이태그, 벗츠, 위즈니 등이 있다. 사진은 이들 플랫폼 중 하나인 링키드(링키드 화면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OOO 분할팟 구합니다!"

각종 구독 서비스 요금에 대한 이용자 부담이 커지면서 계정 공유를 중개하는 플랫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의 중개 행위가 이용약관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용자들은 구독료 부담 완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구독 서비스의 계정 공유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는 피클플러스, 링키드, 그레이태그, 벗츠, 위즈니 등이 있다. 이들 플랫폼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원 스트리밍, 도서, 게임과 더불어 MS 오피스 365, 네이버 멤버십 등 각종 구독 서비스의 계정 공유를 중개하고 있다.


이중 피클플러스는 이용자 수가 20만명 이상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링키드와 벗츠 또한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횟수가 1만회 이상에 달했다.

구독자들이 이같은 중개 플랫폼을 찾는 이유는 각종 구독 서비스의 등장으로 요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기 구독료로 한달 평균 4만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OTT의 경우 이용자들의 중복 구독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디지털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용자들의 OTT 구독 개수는 평균 2.69개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사업자들의 요금 인상으로 이용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요금을 최대 17% 인상했다.

최근 피클플러스에 가입했다는 한 이용자는 "지난해에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이면 무료로 티빙 오리지널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추가로 결제해야 해서 가입을 결정했다"며 이날 이용 소감을 전했다.

이같은 계정 공유 중개 플랫폼은 이용자들의 소비 행태에서 착안해 구축됐다. 트위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의 소셜미디어(SNS)는 물론이고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는 구독 계정을 함께 공유할 "파티원"을 모집하는 글들이 올라왔으며 지금도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사기의 위험성이 다분하고 구독 해지 및 환불 절차도 어려워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에 일정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도 안전하게 계정을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이 이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다만 이들 플랫폼이 OTT 서비스의 이용약관을 위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넷플릭스 이용약관에는 "(서비스를) 가구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있다. 티빙과 웨이브 약관에도 "서비스를 이용해 영업 기타 영리적 목적의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계정 공유 플랫폼을 통해 OTT 사업자들 또한 구독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제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들 플랫폼을 통해서 여러 서비스를 중복 이용하는 가입자들이 늘면 OTT에도 이득이지 않냐는 반론이다.

실제로 사업자들이 플랫폼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는 않는 분위기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도 계정 공유가 이뤄지고 플랫폼이 있다는 걸 다 알고 있지만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며 "OTT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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