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상록수역 생긴다니 매물 싹 거두고 호가 불붙었죠"

      2022.02.27 18:47   수정 : 2022.02.27 18:47기사원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상록수역 추가 소식이 나오자마자 집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그나마 나온 매물은 호가가 5000만원 정도 올랐습니다."(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A공인 중개사)


GTX-C 노선 상록수역이 추가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역 인근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GTX 호재가 가라앉은 뒤 잠잠하던 상록수역 일대 부동산 시장은 국토교통부의 공식 발표로 집주인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GTX발 가격 상승 요인이 반영된 상황이라 발표 직후 매수세는 따라붙지 않는 '호가 올리기'만 나타나고 있다.

■상록수역 인근 호가 다시 '들썩'

27일 찾은 안산 상록수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는 GTX 호재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중개업소에는 집주인들과 매수를 원하는 사람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지난 24일 국토부는 경기 양주 덕정과 수원을 잇는 GTX-C 노선에 기존 10개 역에 더해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등 4개 역 추가 계획을 발표했다. 안산 상록수역의 경우 지난해부터 무성했던 소문이 사실상 확정된 것이다. 상록수역은 지난해 GTX 정차역이 추가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집 값이 급등한 바 있다. GTX 역 추가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상록수역 인근 부동산 시장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안산시 본오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급매는 다 들어가고 남은 매물의 호가도 많이 올랐다"며 "GTX 정차역 발표 후 집 주인들이 5000만원에서 6000만원까지 호가를 올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B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지난해 GTX 정차역 기대감으로 집 값이 급등한 적 있는데, 집 주인들은 당시의 학습 효과로 다시 집 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며 "다만, 대형 평수보다는 투자용의 소형 평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상록수역 인근의 본오동 '월드 아파트' 전용 44.88㎡의 경우 지난해 12월 4억5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상록수역 발표 직후 5000만원 상승한 5억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본오 주공아파트 59.15㎡도 지난해 11월 3억79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현재 4억3000만원(호가)까지 상승했다. 우성아파트 59.33㎡는 GTX 정차역 발표 전 호가는 3억5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4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이미 가격 올라 매수세 안붙어

다만, 지난해 초 GTX 정차역 소문이 한창 돌 때보다는 투자 및 매수 문의는 한풀 꺽였다고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본오동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투자 문의가 지속적으로 오고 있지만, GTX 신설 역 소문이 돌기 시작한 지난해 초와 비교했을 때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심해진 영향이 반영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곳의 매수 문의는 실거주보다 거의 투자문의인데 작년에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투자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GTX 호재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팽배했다. 인근의 F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GTX 정차역 소문 이후 실수요자들이 크게 피해를 봤다"며 "당장 이사 날짜가 잡혀있는데도 집 주인들은 해약금까지 주면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개발 예정지에서 집 값 급등 이후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인 '동상이몽 장세'로 분석할 수 있다"며 "매도자들은 호재가 현실이 된 미래를 상상하는 반면 매수자들은 현실의 대출규제, 금리 상승, 급등 부담감을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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