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중위권 파운드리 경쟁… DB하이텍 증설 나서나

      2022.02.28 17:54   수정 : 2022.02.28 17:54기사원문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위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의 투자 경쟁이 불붙고 있다.

5세대(G), 사물인터넷(IoT) 등의 성장세로 늘어나는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차원이다. 8인치(200mm) 파운드리를 주력으로 하는 DB하이텍은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한 공정 효율화 방식이 한계에 이르고 있는 만큼 향후 설비 증설에 나설지 주목된다.



2월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업계 3위 대만 UMC는 싱가포르에 가동 중인 12인치(300mm) 반도체 웨이퍼 제조공장 부근에 50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신규 파운드리 팹(공장)을 짓기로 했다. 신규 팹은 22·28나노 공정을 양산한다.
생산능력은 월 3만장으로, 오는 2024년 가동될 예정이다. 파운드리 5위인 중국 SMIC도 올해 50억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 SMIC는 이번 투자로 8인치 웨이퍼 생산능력이 13만장에서 15만장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4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역시 올해 자본지출을 48억달러(약 5조8000억원)로 1년 전(18억달러·약 2조17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24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한 글로벌파운드리는 2023년까지 300만장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DB하이텍의 증설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DB하이텍은 수 년간 공정 효율화에 집중해오며 공간 제약 등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DB하이텍은 대규모 증설보다 2018년(983억원), 2019년(705억원), 2020년(911억원) 등 매년 수백억원을 투입해 기존 공정 효율화를 통한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했다. 경기 부천·충북 음성 공장을 거의 풀가동하며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월 평균 13만8000장의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2020년 12만9000장 대비 9000장 늘었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월 14만장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DB하이텍의 지난해 매출액 1조2147억원, 영업이익 39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1조원, 영업익 3000억원을 동시에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9.78%, 66.76% 증가했다. DB하이텍은 2021년 3·4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0%로, 10위를 기록했다.

다만, DB하이텍 내부에선 조 단위의 천문학적 투자 금액을 감당하기 위해 더 안정적 수익과 재무구조를 갖춰야 한다며 증설에 망설이는 기류가 높다.
8인치 반도체 장비 수급이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기존 라인에서의 캐파(생산능력) 증설은 보틀넥(병목) 공정 위주로 보고 있다.
그 부분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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