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發 유연탄 가격 폭등… 국내 시멘트 업계 ‘초비상’
2022.03.01 17:28
수정 : 2022.03.01 17:28기사원문
국내 시멘트 업계가 유연탄 가격 폭등으로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체 유연탄에서 수입 비중의 75%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유연탄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격 급등은 물론 수입이 중단돼 국내 시멘트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그나마 지난해 유연탄 장기 공급계약 효과로 유연탄 가격 급등세에서도 충격 완화효과를 누렸지만 올해는 단기계약으로 전환되면서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동북아CFR 기준)은 연중 최고치를 찍고 있다. 지난 1월7일 기준 유연탄 가격은 t당 138달러에서 2월25일 199달러로 50% 가까이 급등했다.지난해 평균 85달러와 비교하면 74%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인도네시아와 호주산 유연탄 가격도 연중 최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유연탄 가격급등 배경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광산 채굴 인력 부족에 따른 비용 증가와 물류비용의 증가 등이 꼽힌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유연탄 품귀 현상이 더해지며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상태다.
유연탄은 시멘트의 생산원료다. 시멘트 1t을 생산하는데 유연탄은 약 0.1t이 필요하다. 시멘트 생산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필수원부자재이다
지난해에는 2020년 유연탄 평균 가격으로 연간 장기 공급계약 체결로 유연탄 가격 급등에 상황에서 살짝 비껴갈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장기계약 대신 단기 계약으로 모두 전환되면서 국내 시멘트 업계의 채산성 악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2020년만 해도 유연탄 가격이 낮은 상태라 장기계약 체결이 가능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급사정이 악화되면서 예외없이 건별계약 체결을 하고 가격도 계약당시 국제가격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유연탄 가격 급등으로 업체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미리 물량을 확보해둔 아세아시멘트를 제외하고는 최소 0.6%에서 최대 37% 가량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국내 시멘트 생산 1위 기업 쌍용C&E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6% 줄었다. 삼표시멘트 역시 지난해 매출액은 5689억원으로 전년대비 4.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26억원으로 14.6% 감소했다. 한일현대시멘트도 매출액은 3969억원으로 18.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59억원으로 37.1%나 빠졌다. 수익성이 급격한 하강곡선을 타면서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이후 두차례 가격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시멘트 가격을 t당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인상한데 이어 지난달 레미콘업계에 t당 7만8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18% 인상안을 통보했다.
유연탄 수급차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자칫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수위가 높아질 경우 유연탄 수입이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시멘트 업계는 이를 대비해 호주와 인도네시 등의 유연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수입선을 다변화해도 치솟는 유연탄 가격으로 역마진이 발생할 수도 있어 업계에 유연탈발 경영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유연탄 대신 순환자원을 도입하고 있지만 원가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유연탄과 물류비 등 원가 비용압박이 심화되면 가격 인상 이외에 마땅한 방안이 없다"고 전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