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한 루블화로 가상자산 사재기… 비트코인 20% 급등
2022.03.02 17:58
수정 : 2022.03.02 17:58기사원문
■13일만에 4.4만달러 대 회복
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오전 3만7278.55달러(약 4496만원)였던 비트코인은 다음 날인 3월 1일 오후 4만4793.60달러(약 5403만원)로 하루만에 20%나 급등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강력한 긴축재정이 실행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올 들어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주식시장과 동반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 해 12월 5만달러(약 6000만원) 대였던 비트코인 시세는 올 1월에는 3만3000달러(약 4000만원) 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루블화로 비트코인 구입' 급증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당일 비트코인은 3만4000달러(약 4100만원) 대까지 떨어졌었는데, 지난달 28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주요 인사와 은행을 국제긍융결제망(SWIFT)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돌연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비트코인 급등이 △경제 제재 회피를 위한 러시아 내부 움직임 △지정학적 위기에 취약한 기존 금융시스템에 대한 대안으로 급부상 △저가매수 세력 가세 등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러시아 루블화(RUB) 기반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증, 평소 1100만달러(약 132억원)였던 하루 평균 거래량이 러시아 스위프트 배제 소식 이후 3580만달러(약 431억원)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났다. 러시아인들이 루블화를 가상자산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또 리서치앤스트래티지의 샤라트 찬드라(Sharat Chandra) 부사장은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익스프레스에 "현재 고조된 지정학적 위기는 서구 열강에 의해 무기화된 금융 시스템의 대안으로 가상자산을 부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실제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0% 인상하고,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게 하면서 러시아 내부에서 가상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에 러시아 루블화 거래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주요 거래소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