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내손가구역 공공직접시행 개발 이어간다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경기도 의왕시 '내손가구역'이 공공직접시행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을 확보했다. 공공직접시행은 당초 정비구역에서만 진행이 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국토부가 법안을 재검토한 결과 정비구역이 아닌 곳도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고 확인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관련 법 통과가 늦춰지며 사업 지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의왕시 내손가구역이 지난 2일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0년이 지난 내손가구역은 지난 2020년 3월 일몰제가 적용돼 구역해제 절차를 밟은 바 있다.

이후 3차례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의결에서 재심와 부동의 결정으로 정비구역을 유지해왔지만, 그마저도 연장 기한인 2년이 끝나며 이달 결국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것이다.

정비구역이 해제되며 현재 후보지로 참여하고 있는 국토부의 공공직접시행에서도 배제될 위기에 처했다. 공공직접시행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이주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기존 13년에서 5년 이내로 단축하고, 법적 상한 용적률의 120% 상향 등의 인센티브가 있지만 기존 정비구역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직접시행 사업을 모델을 발표하며 빠른 진행을 위해 정비구역 위주로 후보지를 선정하다 보니 정비구역만 참여가 가능하다고 알려진 것"이라며 "진성준 의원이 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재검토한 결과 정비 기본계획에 반영이 안 돼 있어도 추후 기본계획 반영과 정비구역 지정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손가구역이 정비구역에서 해제됐지만 법적으로 참여가 허용된 만큼, 주민들이 원하면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내손가구역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언덕 위에 위치한 특성상 입구 초입의 노후 주택들은 기울어짐이 심해지고 있고, 담벼락들도 곳곳에 균열과 붕괴가 진행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재개발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내손가구역 재개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 동의율 67%을 충족해놨는데 '이익이 너무 크다'며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법안 통과가 안되는 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이곳은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곳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면제 같은 인센티브도 없지만,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만 바라보고 버티고 있는데 고통이 너무 크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또 다른 공공직접시행 후보지인 강서구 마곡동 신안빌라는 최근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공공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민간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이다.

한 주민은 "법안 처리가 지연돼 주민 간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며 "대선이 끝난 뒤 4월 국회에서라도 법안이 빨리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mail]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