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난 ‘좀비 산불’ 잡아라... 부산 아홉산 잔불 제거 총력

      2022.03.07 15:18   수정 : 2022.03.07 15: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산】 불씨의 생명력은 참 질기다. 지난 5일 시작된 부산 금정구 아홉산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겹겹이 쌓인 낙엽 밑으로 작은 불씨가 도사리고 있지만 강풍과 험한 지형 탓에 진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소방본부는 지난 5일 오전 1시42분 금정구 회동동 아홉산 7부 능선에서 시작된 산불을 현재까지 진화하고 있다.

이번 산불은 발화와 진화를 거듭해 마치 ‘좀비 산불’을 보는 듯하다.
최초 발화는 지난 2일 아홉산 5부 능선에서 발생해 불이 나무를 타고 올라 육안으로 확인될 만큼 크게 타올랐다. 당국은 3시간여 만에 큰불을 잡고 같은 날 잔불을 정리했다. 이후 4일 재점화됐다가 진화, 또다시 5일 7부 능선 인근에서 불씨가 되살아 났다.

현재 금정구 개좌로에는 수십 대의 소방차와 공무차량이 며칠째 집결해 있다. 도로 한편에 마련된 산불진압 현장지휘소에는 소방본부와 부산시, 금정구, 경찰 등 관계기관이 모여 산불진압에 총력을 다했다.

하늘에는 소방 헬기 4대가 수시로 회동지에서 물을 퍼다가 화재 현장에 흩뿌리고, 지상에선 오전 8시부터 능선 약 1km를 따라 대규모 인력이 물짐을 지고 지상진화을 벌였다. 이날 투입된 인원만 시와 기초단체 소속 공무원 796명, 산불진화대 75명, 소방대원 282명, 의용소방대원 92명, 군 병력 60명 등 총 1435명에 이른다.


현장에서 만난 정미영 금정구청장은 “현재 주불은 대부분 다 잡힌 상황이라 인력을 투입해 남은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아홉산은 경사가 아주 가파르고 사면에 돌이 많아 돌 아래 잔불이 잔재할 수 있는 실정”이라며 “물을 아무리 많이 뿌려도 돌 아래나 낙엽 깊숙이 물이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일일이 갈퀴로 긁어서 정리를 해 재점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회동지 주변 둘레길 등 시설 훼손 여부에 대해선, ”이번 불은 주로 바닥에 깔린 낙엽들이 불에 탄 상태다. 최근 구에서는 인도면을 따라 산수유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여기까지 불이 내려오진 않았다. 현재로서는 수목에 대한 큰 피해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전 11시 30분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에선 작업 인력을 위해 중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들은 산불 발생 때부터 중식과 석식을 도맡고 있다. 부산지사 한 관계자는 “적십자사는 이번 산불 진화 작업을 지원하는 기관으로써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사회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각오를 보였다. 또 현장에는 각계에서 보내온 물과 빵 등 구호물품을 수령해 작업 인력에 전달하며 힘을 보탰다.

한편, 이날 장기간 산불이 지속되면서 부산지역 곳곳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100여건 접수됐다. 특히 연이틀 북동풍이 불면서 해운대구, 동래구, 수영구까지 타는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본부는 이번 타는 냄새의 원인을 금정구 아홉산 화재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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