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투명한 태양전지 마법… 건물 전체가 발전소로 바뀐다

      2022.03.07 18:00   수정 : 2022.03.07 18:00기사원문
"이 태양전지를 이용해 건물 하나가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가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만든 태양전지로 광주광역시를 세계 최초 RE100을 달성한 도시를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이광희 차세대에너지연구소장은 7일 필름형태의 태양전지를 들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연구진은 올해부터 이 태양전지를 좀 더 넓은 면적으로 만들어 야외에서 테스트할 예정이다.

이 테스트가 성공하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태양전지를 넓은 면적으로 대량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이광희 소장은 "연구 마지막 단계에서는 프로토 타입의 생산설비를 이용해 광주시 공공건물에 설치해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설치의 한계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는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 연구개발(R&D) 과제중 태양전지 사업을 따냈다. 이 사업은 2025년까지 총 122억원을 투입해 태양전지 확대 보급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한다.

지난해 정부는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하면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30%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재생에너지에서 태양광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에 육박한다.

태양광에너지 생산 설비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 이광희 소장은 "정부가 태양광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주민 수용성이라는 부분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실리콘 태양전지는 검은색에 태양전지패널이 두껍다. 그렇다보니 아파트나 건물에 붙이려 해도 검은색이 주는 거부감과 자칫 낙상사고 위험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반대로 도심에 확산되는 것도 한정적이었다.

■투명 태양전지가 실리콘 대체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는 태양전지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효율성과 내구성, 심미성까지 높이는데 주안점을 뒀다.

연구진은 이 세가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유기 태양전지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주목했다. 이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높다. 또 투명하거나 다양한 색을 입혀 반투명하게 만들 수 있으며, 딱딱한 기판이 아닌 잘 휘어지는 필름 위에 만들 수도 있다.

이광희 소장은 최근 건축설계 트렌드를 살펴본 결과 건물 외관이 대부분 유리로 이뤄져 있었다. 이 소장은 "유기 태양전지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투명하거나 색이 들어간 반투명 필름으로 만들어 건물에 붙이면 건물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검은색인 반면 이 태양전지들은 투명하게도, 다양한 색으로도 만들 수 있다. 태양빛 중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적외선과 자외선만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명 10년 가능성 확인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BIPV)을 만들기 위한 장벽을 하나씩 넘어서고 있다.

최근 GIST 김희주 교수는 내구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보다 간단한 구조로 만들어 20.28%의 에너지전환 효율을 달성했다.

이 태양전지를 실험실 내에서 혹독한 환경을 만들어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결과 85도 이상 열에서 1000시간, 강한 빛에 350시간, 일반 공기에 1500시간 노출해도 초기 성능의 80%를 유지했다.

김희주 교수는 "실험실에서 이정도 성능을 보인다면 태양전지가 10년 정도를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페이백 타임이 월등하다"고 설명했다. 페이백 타임은 바로 설치비용을 회수하는 시간이다.
그는 "우리가 대략적으로 계산할 결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페이백 타임은 몇달 정도이지만 실리콘 태양전지는 몇년"이라며 "사용하다가 성능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그냥 떼어내고 새로 붙여 쓰면 된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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