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많은데… ETF에 밀려 찬밥된 '공모펀드'
2022.03.07 18:06
수정 : 2022.03.07 18:06기사원문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국내 공모펀드(ETF 제외)의 순자산총액은 250조27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년 성장하기는 했지만 이는 ETF 시장 성장세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같은 기간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35조865억원에서 71조8950억원으로 104%나 급증했다. 사모펀드 시장도 이 기간 291조5821억원에서 527조6268억원으로 80% 가량 성장했다.
공모펀드는 기본적으로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이점을 지닌다. ETF의 경우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관련 기초기수가 부진해지고 투자자들은 꼼작 없이 그 손해를 안아야 한다. 하지만 액티브 펀드는 매니저들 대응 여력이 있어 지수 대비 아웃퍼폼하는 장점에 더해 종목을 선별해 담음으로써 시장 자정 작용 효과도 있다.
그러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편리성에, 펀드라는 간접투자 상품으로서의 안정성까지 겸비한 ETF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공모펀드가 투자 소구점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환금성(자산을 현금화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비교적 떨어지고 상품 포트폴리오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수익률이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지 못 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 530개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9.43%를 가리키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결국 좋은 상품들을 출시하고 수익률로 투자자에게 보답해 신뢰를 쌓아나가야 장기적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며 "정부는 세제 혜택,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으로 힘을 실어주고 운용사들은 우수 인력들을 꾸준히 영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ETF는 대형 운용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이라, 공모펀드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중·소형사들은 발 디딜 곳을 잃게 되고 상품 다양성도 저해된다"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된 만큼 퇴직연금 등에서 자금이 유입되는 길을 열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