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듯 찍어봤다" 소리꾼의 눈으로 본 '일상'
2022.03.07 18:12
수정 : 2022.03.07 18:12기사원문
소리꾼으로 알려진 장사익이 전시에 나선 건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첫 전시와 이번 전시는 결이 다르다. 2019년 서예전을 통해서는 노래하듯 유려한 글씨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번엔 사진이다. 그의 눈에 비친 사물의 한 자락을 담아내며 사진인듯 그림인듯 모호한 경계 속 예술적 포인트를 담아냈다.
이번에 그가 주로 담아낸 대상은 막힌 벽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공연이 뜸했던 근래, 벽을 마주한 듯 답답한 일상 속 동네를 산책하며 전봇대에 붙은 작은 부착물, 낡은 벽의 낙서 같은 그림, 시간이 퇴색시킨 담장의 페인트칠 등을 클로즈업해 채집했다. 앞길을 가로막는 벽과 같은 인생 여정을 마주했을 때에도 장사익은 그 벽 앞의 작은 틈과 색을 보며 노랫말을 찾아냈다.
장사익은 "치열하게 작업하는 선생님들에게 혼나지나 않을런지 모르겠다. 배움도 없이 그냥 내 멋대로 노래하듯 해본 일인데 민망하기도 하다"고 밝혔지만 그간 노래와 글씨, 그림으로 체득한 그의 미적 감수성이 이번 사진전에서 빛을 발할 예정이다. 일상에서 늘 스쳐왔지만 분명 존재했던 것들. 이전엔 우리가 보지 못한 일상의 한 조각을 새삼스럽게 발견하는 경험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곧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하게 만든다. 전시는 16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