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39弗·환율 1227원…경제 '시계제로'

      2022.03.07 18:26   수정 : 2022.03.07 18:26기사원문
유가가 장중 140달러에 근접했다. 원·달러 환율은 1225원을 순식간에 넘고 1227.1원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2.29% 급락했다.

7일 국내외 금융시장은 혼돈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금지를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시장 불확실성은 확대됐고,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강세 현상이 심화됐다. 물가급등 우려 속에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실제 국제유가는 이날 큰 변동성을 보였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영국 시장에서 거래된 브렌트유(선물가격)는 장중 한때 배럴당 139.91달러, 미국시장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0.50달러까지 각각 뛰어올랐다. 각각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시장은 불안정했다. 우크라이나 전황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공포심리가 만연했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급등한 1227.1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220원대를 넘어선 것은 2020년 6월 2일(1225.4원)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코스피도 2.29% 내린 2651.31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94% 급락했다. 대만, 홍콩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현실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발 충격은 대외악재에 취약한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규모 개방경제로 자본 유출입이 자유로운 데다 원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아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물가다. 유가급등은 연쇄적으로 물가상승을 동반한다. 올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 중·후반을 기록한 소비자물가는 4%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브렌트유가 130달러를 돌파했고, 지난해 이맘때 물가는 평평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4, 5월 중 4%대 물가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흐름에 대한 비관적 전망 또한 증가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대외발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경고등을 한층 짙게 켰다. KDI는 "대외여건에 대한 우려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했다. 한달 전 KDI가 내놓은 "경기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는 모습"이라는 분석보다 단계를 높인 것이다. 유가 등이 급등하면서 경기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또한 제기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많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가상승, 시장불안으로 끝나지는 않는다"며 "(불안감에) 기업투자, 개인소비 다 얼어붙을 수 있고 개인도 소비보다 저축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우크라이나 사태가 서방과 러시아 간 보복의 악순환으로 장기화할 경우를 가장 우려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교역량을 위축시킬 경우 수출 주도형인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훨씬 클 수 있다.
올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지고, 소비자물가가 약 4%를 기록하게 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현실화된다는 의미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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