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할머니 병원비 500만원 쓰레기장에"…1시간 뒤져 찾은 경찰

      2022.03.07 21:23   수정 : 2022.03.08 11:22기사원문
부여경찰서 규암파출소 윤여운 경위가 장암면 재활용센터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져 현금을 찾아냈다.(윤여운 경위 제공)© 뉴스1


충남 부여군 장암면 소재 부여군재활용센터.(윤여운 경위 제공)© 뉴스1

(부여=뉴스1) 김낙희 기자 = 경찰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고령의 폐암 환자 병원비로 쓰일 쌈짓돈을 되찾아 주인에게 돌려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부여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9시 38분께 ‘폐암 환자인 할머니(85)가 병원비로 보관한 현금을 엄마가 청소하면서 쓰레기와 함께 버렸다’는 할머니 손자 B씨의 신고를 접수했다.



할머니의 딸인 A씨(60)는 지난 4일 오후 8시께 규암면 소재 자신의 어머니 집에서 청소하다가 실수로 돈이 들어 있는 쇼핑백까지 버렸다.

A씨는 청소 당시 재활용 종량제봉투에 옷가지, 잡동사니 등을 넣고 묶어서 버렸다.
이와 함께 할머니가 자신의 병원비로 쓰려고 모아 둔 현금 500여만 원이 들어 있는 쇼핑백도 버린 것이다.

할머니와 그의 딸인 A씨·손주인 B씨는 다음날인 5일 오전 6시께서야 돈을 버린 것을 알아차렸다. B씨는 하루 전 쓰레기 수거가 된 상황에서 마지막 희망을 품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규암파출소 소속 20년 경력의 윤여운 경위와 1년 경력의 우진이 순경은 즉시 장암면 소재 부여군재활용센터로 출동했다.

현장은 규암면 곳곳에서 수거된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다. 윤여운 경위는 “재활용센터 직원의 도움을 받아 마지막 배출 지점을 특정했다”고 말했다.

윤 경위와 우 순경은 약 20여 분에 걸친 수색 끝에 문제의 ‘쇼핑백’을 발견했다. 신고 접수 후 약 한 시간 만이었다.

쇼핑백 안에는 잡동사니와 함께 낡은 가방이 들어있었다. 그 안에는 흰색 헝겊으로 꽁꽁 싸맨 현금 500여만 원이 들어있었다.
할머니가 그간 모은 1000원권, 5000원권, 10000원권 등 쌈짓돈이었다.

윤여운 경위는 “할머니로부터 포기했던 돈을 찾아줘 감사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20년 넘게 경찰을 했지만, 쓰레기장을 그렇게 뒤져본 건 처음”이라며 “할머니가 힘들게 모은 돈을 찾아드려 기쁘고 보람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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