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희망 품은 소중한 한 표 선사.. “통합의 대통령 됐으면”

      2022.03.09 14:18   수정 : 2022.03.09 14: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산】 “청년들은 다 서울로 올라가고 부산천지 노인네만 남아서 어떡하냐. 젊은 사람들이 부산에 정붙이고 살수 있도록 맹그러(만들어) 줬으면 좋겠네요.”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9일 오전 부산시 동래구 명장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80대 할머니는 다음과 같이 소감을 말했다.

이날 시민들은 투표 시작 시간인 오전 6시부터 각 투표소를 방문해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소중한 한 표를 선사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지난 2020년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가 부산에서 첫 발생한 이후 치러지는 세 번째 선거인만큼, 유권자들은 투표소에 들어서기 전 줄 서기부터 체온측정, 비닐장갑 사용 등 익숙한 모습을 보였다.

간혹 유권자 중에는 안면보호구를 착용하고 투표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오전 10시 주소지인 해운대 중2동 제3투표소에서 배우자와 함께 투표를 마쳤다.
박 시장 부부는 시민과 마주치자 가벼운 인사를 나눴으며 손 소독 후 비닐장갑을 끼는 등 투표소 방역수칙을 따랐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다음 정부와 대통령에게 어떤 희망을 걸었을까.

중1동 투표소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사실 마지막까지 마음에 드는 후보를 뽑기 어려웠다. 대장동 논란부터 배우자 문제도 있고, 남녀끼리 갈라 세우는 모습도 정말 보기 싫었다”면서 “그렇지만 선거를 마치고 당선된 대통령은 국민 모두를 포용하고 통합하는 그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화를 신고 투표소를 찾은 한 40대 남성은 “저는 수산물을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이번 코로나 때문에 피해가 매우 크다. 그런데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지원이 적어 불만인 게 사실”이라며 “차량 운행을 많이 하기 때문에 밤길 운전이 위험할 때가 많다. 부산은 포트홀이라든가 주행 차선이 왔다 갔다 하는 등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한 곳이 많다.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바로잡아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소연했다.

대체로 차분히 진행된 투표 가운데 크고 작은 소동도 일었다. 우선 투표용지를 촬영하려다 제재를 당하거나 실제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한 50대 여성은 부암동 투표소에서 휴대폰으로 자신의 투표용지를 촬영했다가 선거관리원에 적발됐다. 해당 사진은 곧바로 삭제됐으나 이 여성은 고발 조치될 전망이다.
비슷한 시각 좌3동 투표소에서도 투표용지를 촬영하려던 60대 여성이 선거관리원에 의해 제재를 당하기도 했다.

화명1동 투표소에서는 60대 남성이 ‘투표소 천장에 있는 구멍에 카메라가 설치된 것이 아니냐“고 항의해 선관위가 구멍을 테이프로 막는 일도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 부산지역 선거인은 292만 1510명이며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100만 499명(34.26%)이 이미 투표를 완료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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