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최근 두차례 北미사일, 우주발사체 가장 신형ICBM 시험" 전격 발표

      2022.03.11 08:28   수정 : 2022.03.11 16: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1일 한국과 미국 군사당국은 북한이 최근 우주발사체 시험이라며 두 차례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의 일환으로 평가된다고 전격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한미의 정밀 분석 결과,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계기 북한이 최초 공개하고 개발 중인 신형 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2차례의 시험발사가 ICBM의 사거리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향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해당 미사일의 최대사거리 시험 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언급한 신형 ICBM은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으로 기존 화성 15형 ICBM도 세계최대급이었는 데 이보다 직경과 길이 등 크기가 커져 공개 당시 세계최대급 다단투(MIRV)일 가능성이 높은 액체연료형 이동식 '괴물 ICBM'으로 불렸다.

한미는 앞서 초기 탐지된 제원을 바탕으로 최근 두 차례 발사체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로 추정했는데, 신형 ICBM의 일환으로 최종 판단한 것이다.


북한은 두 차례 발사 관련 공개보도에서 '미사일' 언급이나 발사체 사진 없이 '정찰위성 개발용' 시험의 일환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국방부는 "북한은 최근 2차례 미사일 시험발사의 구체 체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한미 양국은 정밀 분석 및 협의를 거쳐 위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추가개발에 대해 단합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를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다수의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러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해 오고 있는바, 북한이 이에 호응하여 조속히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지난 2018년부터 핵실험·ICBM 시험발사 유예, 모라토리엄을 유지해 왔으나 올해 1월 19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이러한 조치의 철회를 시사한 바 있으나 이번 분석은 이를 사실상 넘어섰다는 평가에 가깝다.

북한이 지난 5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한 것은 올해 들어 9번째 무력 도발로 지난달 27일 이후 6일 만으로 올해 들어 9번째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북한이 오늘 오전 8시48분경,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점 고도는 약 560㎞로 비행거리는 약 270㎞ 탐지됐다. 이는 지난달 27일과 비슷한 고각 발사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정점 고도는 약 620㎞로 비행거리는 약 300㎞였다. 다음날인 28일 북한은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수직 촬영과 경사 촬영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5일 오전 오전 8시58분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도 NHK 방송을 통해 '이날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비행고도 550km, 비행거리 300km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고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의 행위에 대해 항의했다"며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정보 수집 및 분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올해 1월에만 극초음속미사일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6차례, 순항미사일 1차례 등 지난달 30일까지 모두 7번의 미사일 무력 도발을 감행한 데 이어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28일 만인 2월 27일에 올 8번째 도발을 실행한 바 있다.

이번에도 북한은 인공위성발사 기술과 탄도탄 발사 기술은 동일하기 때문에 레드라인 넘었다는 신호를 회피해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의 대응을 얼버무리려는 '회색지대 전술'과 '핵무기 실전배치 및 핵보유국 공식화'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아울러 이날은 한국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이틀째로 9일 공식 선거일을 나흘 앞둔 시점으로 북한이 이번 대선 투표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적인 도발로 해석할 소지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군사외교전문가들은 "올해 북한의 9번째 도발을 감행에 대해 '일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북의 도발을 부지불식간에 일상으로 규정되는 것은 북한의 회색지대전략에 말려든다는 의미"라며 "탄도미사일 도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에서 당사국인 한국은 미국, 일본 등 주변국보다 먼저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맞대응 차원의 '군사현시'에 나서 '억제력을 제고'시켜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또 군사외교전문가들은 "북한은 미국에겐 세계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너희가 우리 문제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나"라며 "북한의 요구 조건을 들어 '핵보유국 인정'과 '핵감축 회담'으로 가려는 압박과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중·러 편에 서서 '핵미사일 능력을 강화'하고 '우리의 길을 갈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정부당국과 군은 계속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무력 도발에 대해 군사력 현시 등 아무런 맞대응 전략 없이는 북한의 회색지대전략의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제 정치 군사외교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제공받는 '핵 억지'를 보다 확실히 하고 미국의 핵억지력의 신뢰도를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 ‘확장 억지’의 틀 안에서 미국과 '핵 공유' 프로그램을 등을 추진할 것을 제언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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