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외교 해법 찾을까
2022.03.13 05:33
수정 : 2022.03.13 05:33기사원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보름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와 비관이 혼재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프랑스와 독일 정상들을 비롯해 중재에 나선 이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는 것은 외교적 해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조심스런 낙관이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 동맹국 대부분은 외교적 해법에 대해 비관이 높아지고 있다.
■ "예루살렘서 푸틴과 대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로부터 대화 신호가 감지됐다면서 예루살렘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국 협상 팀이 최후통첩을 교환하는데서 벗어나 대화를 시작했다면서 "의제 세부사항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러시아 측이 보낸 신호에 만족한다면서 러시아에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신호가 왔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키이우 함락을 위한 공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젤렌스키의 발언이 나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도 대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궁 대변인 페스코프는 3차례 대면 협상 이후에도 화상회의로 양국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아울러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푸틴과 만나기를 희망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중재에 나서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나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에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회담을 예루살렘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도 외교로 사태를 풀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푸틴이 계속해서 프랑스와 독일 정상을 만나는 것을 보면 그가 외교해법을 아예 배제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중한 낙관을 내놨다.
■ "외교해법 필요하지만 가능성 낮아"
반면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은 외교해법 가능성에 점차 회의적이 되고 있다.
지난주 양국간 외교 협상 역시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이때문에 잔뜩 기대를 모았던 금융시장은 실망감으로 다시 급락했다.
양국간 휴전은 고사하고 포위된 도시의 시민들이 안전하게 피난할 수 있도록 통로를 확보하자는 합의도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진공폭탄을 사용한 러시아가 이제는 화학무기를 동원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CNN은 미, 유럽 관리들과 외교당국자들이 외교 채널을 통한 해법에 도달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의 지금까지 행동으로 볼 때 그가 외교해법을 통해 전쟁을 끝내려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프랑스와 독일의 시도보다 터키와 이스라엘의 중재가 좀 더 효과적일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