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출범과 동시에 2차 추경 본격 논의
2022.03.13 13:21
수정 : 2022.03.13 13: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올 들어 두번째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선거 기간 중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과 관련,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즉시 기존(소상공인 방역지원금 300만원 지급) 정부안과 별개로 600만원을 추가,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후 2차 추경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대선 공약집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취임 후 100일간 '코로나 긴급 구조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밝혔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이다.
핵심은 소상공인 등의 피해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이다. 규제강도와 피해정도에 비례, 소상공인에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하고,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행정자료를 근거로 지원액의 절반을 우선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의 기존 대출금 만기를 충분한 정도로 연장하고 세금, 공과금, 임대료, 인건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세제 지원을 한다. 금융 지원 등을 통해 기존 지원제도의 사각지대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소액 채무 원금을 90%까지 감면해주는 방식의 긴급구제식 채무 재조정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같은 공약에 대해 인수위가 출범하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언급된 지원규모는 50조원이다.
다만 지원방식은 미지수다. 일시 현금 지원 방식의 방역지원금을 600만원 추가 지급하고 손실보상 제도도 손질하는 방안도 있다. 손실보상 제도만 개편, 보상액을 늘려주는 방식으로 논의될 수 있다.
소요재원은 올해 초 처럼 320만명의 소상공인에게 600만원을 추가지급하려면 19조2000억원이 필요하다. 지원금 기준으로만 봐도 2차 추경 규모는 20조 원 이상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손실보상제도 개편 재원은 추가해야 한다. 손실보상 대상과 금액을 모두 늘리려면 수조원의 예산이 더 소요된다. 소급 적용까지 간다면 예산은 급증한다.
문제는 재원마련이다. 윤 당선인이 평소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고 한 만큼 올해 예산 사업 중 상당수는 삭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삭감 대상 1호로 거론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 사업인 '한국판 뉴딜' 예산이다. 올해 예산에만 총 33조7000억 원이 반영돼 있다. 문재인 정부의 또 다른 대표 예산 사업인 '직접 일자리' 예산도 유력한 삭감 대상 후보다. 관련 예산은 3조2000억 원 편성돼 있다. 윤 당선인의 '경제 책사' 역할을 맡아온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한국판 뉴딜, 공공일자리 등 비효율 예산만 줄여도 재원을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혀 왔다.
만약 한국판 뉴딜 예산을 삭감하게 되면 172석의 '거대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이 변수다. 추경 국회 통과가 사실상 어려울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 수십조원 규모의 추경을 통해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이 추가로 풀리면 물가 상승 압박이 더 커진다.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2차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힘든만큼 적자국채 발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1075조원 규모의 국가채무는 더 불어나고 국채시장도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구제책은 의미가 크지만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며 "현재 급등하고 있는 물가를 감안했을 때, 재정을 더 막 푸는 것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을 집행하는 부처, 사업을 진행하는 이해관계자 등을 고려하면 진행 중인 사업을 멈추고 대규모 지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만약 2차 추경으로 50조원을 편성한다고 하면) 상당 부분 적자 국채로 충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