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 '청년1억통장' 왜 열광하나..월 70만원 저축하면 10년 뒤 1억 목돈
2022.03.14 07:32
수정 : 2022.03.15 17:36기사원문
13일 국민의힘 대선 정책 공약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청년층의 목돈마련을 위한 청년도약계좌 도입을 공약했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1987~2003년생) 일하는 청년 대상으로 매달 70만원 한도 안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월 최대 40만원을 지원해 10년 만기로 1억원을 만들어주는 계좌다.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형·채권형·예금형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장기 휴직 등 사유가 있을 때 중도 인출 및 재가입도 가능하다.
청년도약계좌는 문재인 정부의 청년희망적금보다 가입대상이 확대됐고, 지원금도 많다. 청년희망적금은 연 소득 3600만원 이하로 가입대상을 제한했지만, 청년도약계좌는 소득이 있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소득이 낮을수록 정부 장려금이 늘어나는 구조로 설계됐다. 연간 소득 2400만원 이하의 경우 가입자는 매달 30만원 한도에서 저축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40만원을 지원해 70만원을 채우는 방식이다. 연 소득이 2400만원을 넘고 3600만원 이하일 경우 정부 지원금이 20만원으로 줄고, 가입자 납입 한도는 50만원으로 늘어난다. 만일 연 소득이 4600만원을 넘어서면 지원금을 주는 대신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청년도약계좌의 지원 기간은 10년이다. 지원 금액은 최대 5754만원에 이른다. 2년간 최대 45만6000원(비과세 혜택 포함)을 주는 청년희망적금과 비교하면 125배 많다.
윤 당선인 측은 기존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도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년희망적금에 대한 정부 장려금(2년 만기 기준 최대 36만원)에 비해 지원 혜택이 훨씬 크고, 비과세 등 최소 혜택만 받아도 연 3.5%의 금리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청년도약계좌의 파격적인 혜택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당선인 공약집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는 "재정으로 지원하는 유사제도와의 중복 가입·지원을 방지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앞서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한 290만명은 청년도약계좌에 추가 가입이 어렵다는 얘기다.
예산 마련도 걸림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20~34세 취업자는 약 630만명이다. 이들이 청년도약계좌를 신청해 매달 최소 1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면 1년에 7조56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올해 국가 전체 예산(607조원)의 1.24%에 해당한다.
윤 당선인의 공약대로 청년도약계좌 정책이 실시된다면 은행권의 부담은 더욱 커질 예정이다. 정부가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 시중은행이 부담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청년희망적금도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수요(38만명)의 8배(290만명)가 몰리며 은행권의 이자 비용은 추가로 6000억~8000억원가량 늘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