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새 정부 ‘자영업자 채무관리’ 맡나

      2022.03.14 18:09   수정 : 2022.03.14 18:09기사원문
윤석열 당선인이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애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공약으로 내건 긴급구조플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선 직후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직접 손실보상 방안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채무 탕감 등 이들에 대한 금융 지원 방식에도 관심이 모인다. 기금이 조성 된다면 외환위기 당시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을 맡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국민의힘 공약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전방위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며 외환위기 당시 긴급구제식 채무재조정 방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상황이 악화되면 정부가 자영업자 부실 채무를 매입하고 유사시엔 부실채권정리기금과 같은 기금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캠코가 운영했던 부실채권정리기금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만들어졌다. 기업들의 대규모 부도 사태로 인해 금융회사가 가진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하기 위해서다.

당시 은행권의 잠재 부실채권 규모는 1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와 금융권이 합심해 부실채권 인수에 39조2000억원이 투입됐고 이보다 7조5000억원이 많은 46조7000억원을 돌려받았다. 회수율은 119%였다.

지금은 숫자상으로는 외환위기 때와 비교가 어렵지만 불확실성이 관건이다. 고정이하여신 등 부실위험이 있는 채권 잔액은 계속 줄어들고, 연체율도 낮아지고 있지만 2년 간 4차례 대출만기 연장 때문에 제대로 된 분석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이 최근 2년여간 코로나19 지원책의 일환으로 상환 등을 미뤄준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대출 원금과 이자만도 139조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인수위가 기금 설치를 구체화 한다면 외환위기 당시처럼 대기업 부실 채권이 아닌 자영업자가 대상이기 때문에 캠코 등 정부 기관이 은행들의 부실 대출 채권을 인수한 뒤 만기까지 보유하거나 탕감해주는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으로서는 부담을 덜고 채무자들도 추심 등 대출 상환 압박에 노출되지 않게 할 수 있어서다.

구체적인 형태로는 2013년 시행된 국민행복기금이 있다. 개인 채무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국민행복기금은 출범 1년 만에 약 30만명을 구제해줬다.
학자금대출 연체자의 채무도 탕감해줬다. 제2금융권·대부업체 등의 고금리 채무를 저리로 전환하는 업무도 수행했다.
캠코 관계자는 "이제 인수위가 꾸려져서 검토할텐데 방안이 구체화 되면 적극 임하겠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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