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단결돼 있어"…매일 700톤 모래 쌓아올리는 오데사 시민들
2022.03.15 09:12
수정 : 2022.03.15 09:16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진격에 대항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십시일반 손을 모으고 있다. 항구도시 사람들은 진격에 대비해 며칠간 인간 사슬을 만들어 모래 주머니를 옮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지난 주말간 모래주머니를 옮겨 항구도시 오데사 해변의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을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민들이 오데사에 결집한 건 자랑스러운 도시를 지키기 위해서다. 오데사는 역사적인 건물과 넓은 대로가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대표적 휴양지였다.
또 방어선을 구축하는 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당부이기도 하다. 젤렌스키는 시민들에게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전쟁에 동참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가까운 남쪽과 북동쪽으로 진격하자 수만명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그의 부름에 응답했다.
행사 사진작가 빅터 스크립닉은 "우리는 살인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이 곳에서 일하고 있다"며 "우리가 전문적인 전사는 아니지만 군대를 도울수는 있다. 승리의 60%는 일반 사람들에 의해 구축된다"고 돕는 이유를 전했다.
오데사에 모인 많은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러시아 군이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느낀다. 앞서 영국 국방부는 14일 러시아 해군이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에 봉쇄선을 형성했다고 알렸다.
전날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은 흑해에서 러시아 해군이 3~4일전부터 오데사를 공격하기 위해 계획했으나, 악천후로 '일시적으로' 크림 반도 세바스토폴로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다닐로프 의장은 "이곳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며,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며 자신했다.
주최측은 오데사에 지금까지 40만 포대의 모래가 옮겨졌으며 매일 700톤의 모래가 쌓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코미디언 이반 두보는 "국민들이 매우 단결돼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상황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며 "여러 연령, 언어, 문화가 모두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체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침묵하고 있지만 우리는 실제로 싸우고 있다"며 서방이 러시아의 전진을 격퇴하기 위해 더 이상 돕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며 최대 물동항이기 때문에 러시아군의 전략적 목표가 되고 있다. 만약 러시아군이 오데사를 점령한다면 우크라이나 정부와 흑해로 이어지는 경로가 차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