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그날 공포가..日 후쿠시마 앞바다 7.3 강진, 쓰나미 경보 발령
2022.03.17 07:36
수정 : 2022.03.17 10: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앞바다에서 7.3 규모의 강진이 일어나 일본 열도가 다시 한 번 공포에 휩싸였다. 지진 여파로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됐으며 도쿄 등 수도권이 있는 간토 지역과 도호쿠 지역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사용후연료 수조의 냉각이 일시 정지됐다.
일본 기상청은 16일 오후 11시36분께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진앙의 깊이는 60㎞이며, 이번 지진으로 동북 지역인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서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의 자체 등급인 진도 6강은 서 있기 불가능하고 기어서 움직여야 할 정도를 의미한다. 또 고정하지 않은 가구의 대부분이 이동하고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도쿄 시내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고, 2∼3분가량 건물이 흔들렸다.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에서도 흔들림이 관측됐다.
아울러 수도권인 간토와 도호쿠 지방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졌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44분 기준으로 도쿄에서 70만건을 비롯해 도쿄전력의 서비스 지역에서 약 208만건의 정전이 발생했다. 또 도호쿠전력은 미야기현 등에서 약 15만건의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지 방송 NHK는 지진 발생 3시간30분 가량 지난 17일 오전 4시까지 인명 피해를 자체 집계한 결과 후쿠시마현 소마시에서 1명이 사망했고 최소 88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미야기와 후쿠시마현에서는 소방서 등에 구급 요청 신고가 들어와 부상자들이 잇따라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진이 한밤중에 발생해 피해 확인이 늦어질 수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예상했다.
일본 기상청은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예상 파도 1m의 쓰나미(지진해일) 주의보를 발령하며 연안 지역 주민들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이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지난해 3월 20일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일본 정부는 이 지진으로 원전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원자력규제청에 따르면 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제2원전 1호기와 3호기에서 사용이 끝난 핵 원료를 보관하는 사용후연료 수조(풀)의 냉각 기능이 일시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냉각을 위해 물을 순환시키는 펌프가 일시 정지됐다가 약 2시간 만에 모두 복구됐다고 현지 방송 NHK는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도 원자로 등의 데이터에서 이상은 없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안과 주변의 방사선량에도 이상이 없었다. 제1원전 5호기 터빈 건물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불이 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17일 새벽 언론에 "원전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도 후쿠시마 제1원전 피해 상황에 대해 "조사 중이지만 기본적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설치해 대응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최대 진도 6강 정도의 지진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했던 동일본대지진 때 발생한 지진은 최대 진도 9.1 규모의 강진이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