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 안락사 결정…"아들도 동의"(종합)
2022.03.21 00:31
수정 : 2022.03.21 00:31기사원문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라디오 RTL, 르포앵 등의 보도를 인용한 외신들은 들롱이 모든 질병으로부터도 벗어나고자 자발적인 죽음을 택하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그가 가까운 미래에 안락사 절차에 의지할 것이라는 얘기다.
안락사는 질병 등으로 인한 고통을 덜기 위해 의도적으로 삶을 마감하는 행위다. 일부 국가에서 안락사가 허용된다. 일부 나라들 또한 수동적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들롱은 현재 안락사를 허용하는 스위스에 살고 있다. 그는 1999년 스위스 국적을 취득, 프랑스·스위스 이중국적자다.
프랑스 영화의 전설이자 세계 영화계 역사상 가장 잘생긴 남자로 통하는 들롱은 최근 몇 년간 건강상의 문제를 겪었다. 2019년엔 뇌졸중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그는 뇌졸중 수술 당시 "나이가 든다는 것이 끔찍하다"고 했다.
들롱의 아들 앙토니는 이번 아버지의 안락사 결정의 뜻에 동의하고, 부친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앙토니는 들롱이 지난해 79세를 일기로 암으로 세상을 떠난 전 아내 나탈리 들롱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다. 들롱은 나탈리를 돌보던 앙토니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나탈리 역시 자신의 방식대로 죽기를 바랐으나, 프랑스에서는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았고 대신 앙토니는 끝까지 모친 곁을 지켰다. 들롱은 수많은 여성들과 스캔들에 휩싸였으나, 정식으로 결혼한 여성은 나탈리가 유일하다. 자녀는 앙토니를 포함 4명이다.
들롱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안락사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최근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그는 이미 변호사들과 재산 처분 등에 대해 이야기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들롱은 1957년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했다.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의 가득히'(1960)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다. 친구를 살해한 뒤 그 친구 행세를 하며 그의 애인마저 차지하는 남성 '리플리'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 '한밤의 살인자'(1967), '미스터 클라인'(1976) 등 영화 90여편에 출연했다. 완벽한 미남이나 도덕적으로는 모호한 멜랑콜리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계를 그려왔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명예 황금곰상(1995), 레지옹도뇌르 훈장(1991), '칸 국제 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2019)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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