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소식에 몸살… 셀트리온·삼성SDS 주가 '뚝'

      2022.03.22 18:14   수정 : 2022.03.22 18:14기사원문
삼성SDS와 셀트리온 3형제가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 소식에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통상 블록딜은 물량이 대량으로 풀리는데다가 대주주의 지분 매각이 현재 고점이라는 신호로 인식돼 주가 하락을 불러일으킨다.

■상속 재원 마련 위해 지분 매각

22일 증시에서 삼성SDS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만원(7.14%) 하락한 13만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 8% 이상 빠지면서 52주 신저가(12만75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삼성SDS 주가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상속세 납부이슈가 있는 삼성그룹 관련주의 잠재적 매도물량(오버행)이 나오면서 부담을 받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모건스탠리는 전날 장 마감 후 삼성SDS 보통주 3.90%(301만8860주)의 블록딜 작업에 들어갔다. 모건스탠리와 KB증권이 제시한 가격은 주당 12만7400원에서 12만9500원이다. 전날 삼성SDS 종가(14만원)보다 7.5~9% 할인된 가격이다.

업계에선 블록딜 물량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95%)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3.90%)의 보유 지분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은 삼성SDS 지분을 각각 3.90% 보유하고 있다.

두 오너 일가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타계 후 이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그룹 지분을 상속받았다. 지난해 10월 상속세 마련을 위해 각각 150만9430주씩 총 301만8860주를 국민은행에 매각 신탁했다. 신탁 계약 기간은 4월 25일까지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4월 고(故) 이건희 회장 유산에 대해 12조원 이상의 상속세 납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1일에도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생명 지분 1.73%(345만여주)를 처분기한(2021년 12월 24일)을 한달여 앞두고 매각에 나선 바 있다. 아직 매각이 진행되지 않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삼성전자 지분 0.33%(1994만여주) 매각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 전 관장의 삼성전자 매각처분시한은 4월 25일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의 경우 매각 지분율이 상장 주식수 대비 3.9%에 달해 매도압력이 높았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매도지분율이 0.33%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만큼 수급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분식 회계 리스크 해소에 투자자 차익 실현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형제 역시 주요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가 블록딜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만3000원(7.18%) 하락한 16만8000원에 거래됐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000원(7.08%) 떨어진 6만5600원에, 셀트리온제약 역시 3500원(3.43%) 하락한 9만8500원에 마감했다.

셀트리온 3형제 주가는 최근 분식 회계 논란을 벗고 상승세였지만 이날 블록딜 소식에 다시 고꾸라졌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블록딜 물량을 포함해 셀트리온 지분 6.59%,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6.63%를 보유한 3대 주주다. 테마섹은 전날 셀트리온 230만주와 셀트리온헬스케어 260만주를 처분하기 위해 국내·외 기관 투자가를 상대로 수요예측에 나섰다.

셀트리온 매각가는 전날 종가(18만1000원)에서 할인율 6~9%가 적용된 16만4700~17만1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날 종가(7만600원)에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한 6만4250~6만6350원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예상 밴드 상단을 적용하면 거래대금은 셀트리온이 39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700억원에 이른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셀트리온그룹의 분식회계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주가가 상승한 바 있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회계 감리 이슈로 사업·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어 셀트리온그룹 상장사의 합병에 대한 투자시장의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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