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지나치게 높다"…파월, 일주일 만에 빅스텝 시그널

      2022.03.22 18:24   수정 : 2022.03.22 18:24기사원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0.5%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초강경 '매파'로 변신했다. 이달 중순 0.25%p 기준금리 인상에 찬성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더 급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예상보다 가파른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연준의 긴축전환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파월은 이 같은 신속한 통화정책 긴축 전환이 미 경기침체를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필요할 경우 대대적 금리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은 이날 공개적으로 0.5%p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통화정책, 중립 아닌 긴축 전환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p 인상을 주장하며 0.25%p 인상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파월은 "물가안정 복귀에 필요한 조처들을 취할 것"이라면서 "특히 한 차례 (FOMC) 회의 또는 이후 회의들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0.25%p보다 더 높은, 좀 더 공격적인 행보가 적절하다고 결론이 날 경우 그렇게 하겠다"고 단언했다.

파월은 이어 기준금리를 중립적 수준보다 더 옥죌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 역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입에서 사실상 0.5%p 금리인상 발언이 나온 것이다.

CNBC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는 5월 3~4일 FOMC에서 연준이 0.5%p 금리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지난 16일 FOMC에서 0.25%p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올해 추가로 6차례, 내년 4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내년까지 모두 11차례 금리인상에 나선다는 것을 뜻한다.

파월은 연준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긴축'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는 미 노동시장이 "극도로 팍팍하고" 인플레이션은 "지나치게 높다"면서 연준이 올해와 내년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고,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9조달러에 육박하는 대차대조표를 크게 줄여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파월은 "통화정책 기조를 좀 더 중립적인 수준으로 신속히 복귀시킨 뒤 물가안정 회복에 필요할 경우 더 긴축적인 수준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자명해졌다"고 말했다.

'중립'적인 수준의 금리는 성장을 부추기지도, 저해하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2.4%' 수준을 중립적인 금리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이보다 높아지면 긴축 수준의 금리가 된다. 물가상승을 크게 억제할 수 있지만 경제성장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우크라전쟁에 물가 압박 강화

파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단기적으로 에너지, 식료품, 원자재 가격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될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장기 예상 인플레이션이 '불편할' 정도의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면서 이는 "FOMC가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정책기조를 단단하게 붙들고 있는 것이 중요하지만 장기적 물가상승에 따른 신속한 긴축 전환 역시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앞서 18일 0.5%p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불러드, 월러 모두 올해 FOMC에서 표결권을 갖고 있다.

파월의 이날 초강경 매파 발언에도 뉴욕증시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연준 내부에서 0.5%p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위원이 아직 소수에 불과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0.5%p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이르면 5월 초에나 가능해 파월의 입장이 그동안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작지 않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0.58%, 나스닥지수는 0.40% 하락에 그쳤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04% 밀린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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