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빚 4500조 'GDP 2.2배'… 자영업자 빚 177조
2022.03.24 18:20
수정 : 2022.03.24 18:20기사원문
■민간부채 평균 상회
24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 점검한 '금융안정 상황(2022년 3월)'에 따르면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명목GDP(국내총생산) 대비 민간신용의 비율은 지난해 말 220.8%로 추정됐다. 명목GDP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민간신용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전년말 대비 7.1%p 상승했다.
부문별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장기 추세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는 평가다. 2021년 말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의 갭은 3.2%p로 나타났다. 이는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장기평균보다 3.2%p 높다는 의미다. 전년 말 갭보다는 -2.6%p 축소된 것이지만 예년보다 높은 플러스 신용갭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부채(가계신용기준)는 2021년 말 1862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 늘어나며 증가세가 둔화됐다. 대출규제 강화, 금리상승 영향이지만 명목GDP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의 갭도 7.5%p로 전년말 대비 소폭 축소(-0.6%p)되는 데 그쳐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신용은 전년 말 2361조1000억원으로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자영업 적자가구 부채 177조원
특히 코로나19 피해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의 부실이 감지됐다. 2021년 말 현재 금융부채를 보유한 자영업가구 중 적자가구는 약 78만가구로 전체 자영업가구의 16.7%로 추정됐다. 이들 적자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177조원으로 전체 자영업 가구 금융부채의 36.2%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들 적자 가구는 유동성 위험도 높았다. 적자 가구 중 유동성 위험 가구는 27만가구로 추정됐다. 유동성 위험 가구는 적자 감내 기간이 1년 미만인 가구다. 다만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와 불확실성에 대비한 차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금융자산이 증가하면서 유동성 위험 가구 증가폭은 1만가구로 제한됐다. 이는 적자가구 증가폭(8만가구)에 비해 낮은 증가폭이다.
이들 유동성 위험 가구의 금융부채 규모는 72조원이었다. 이는 자영업 가구 금융부채의 14.6% 수준이다. 차입 확대로 지난 2020년 3월 말 59조원보다 13조원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잠재 취약차주의 비중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6.8%로 나타난 것. 잠재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와 저소득·저신용 등 취약차주 특성에 근접해 있으면서 대내외 여건 악화 시 취약차주로 전락할 수 있는 차주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한편 금융불안지수(FSI)는 주의단계인 임계치(8)에 근접했다. 올해 2월 기준 7.4p로 나타났다. FSI는 단기적인 금융시스템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지난해 하반기 상승 전환한 후 오름세를 지속했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영향을 미쳤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금융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기여해왔지만 금융불균형이 여전히 누증돼 있고 미국의 급속한 금리인상 등 대외여건이 불안한 상태로,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며 "러시아와 우리나라의 직접적인 교역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도 금융시장에 불안을 가져올 수 있어 면밀하게 국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