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사라진 봄… 3년째 못 즐기는 시민도 상인도 한숨

      2022.03.24 18:28   수정 : 2022.03.24 18:28기사원문
멈출 줄 모르는 코로나19 확산에 전국 봄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3년째 축제 취소가 이어지고 있어 지역사회와 관광업계가 극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봄을 기다린 시민들도 실망한 모습이다.



2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축제는 32건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9개가 취소됐다. 전국적으로 예고된 축제가 오는 4월 117건, 5월 108건이지만 진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진행될 축제도 대부분 취소되거나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축제 줄줄이 취소

경기 양평군은 다음달 6일부터 이틀간 개최할 예정이던 산수유·한우축제를 전면 취소했다. 산수유·한우축제 추진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관광객 안전을 위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이천시도 지난 20년간 매년 3~4월 사이 열었던 백사산수유꽃축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강원 영동지역 대표 봄꽃 축제인 경포벚꽃잔치도 3년 연속 취소됐다. 또 강원 삼척지역 축제인 맹방 유채꽃축제도 3년 연속 취소되며 아쉬움을 전했다.

충남 홍성군에서는 역사인물 축제가 취소됐다. 홍주문화관광재단은 코로나19 장기화와 가파르게 증가하는 코로나19 확진 추이를 고려하고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축제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대전 봄꽃 축제인 정림동벚꽃축제도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해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3년째 축제를 열지 못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전북 군산시는 다음달 열릴 예정이던 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를 3년째 열지 못하게 됐다. 전남에서는 이달 열릴 예정이었던 크고 작은 축제 가운데 지역대표 축제인 광양 매화축제와 구례 산수유꽃축제, 여수 영취산진달래체험행사, 해남 땅끝매화축제, 구례 섬진강벚꽃축제 등이 잇따라 취소됐다. 다음달 개최 예정인 19개 축제 중 문체부 주관 축제인 보성 다향대축제는 취소됐고, 영암 왕인문화축제는 하반기로 연기됐다.

경남 창원시는 벚꽃 최대 축제인 진해군항제를 3년째 열지 못하고 있다. 창원시는 진해군항제 60주년을 기념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안전한 축제 개최를 목표로 철저한 방역대책을 수립하고 축제 개최에 고심했지만 끝내 취소를 결정했다.

■방역지침 속 축제 강행도

전국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지만 철저한 방역지침 이행 속에 행사를 강행하는 곳도 있다.

전북 남원시는 오는 5월 4∼8일 개최하는 제92회 춘향제를 대면행사로 할 계획이다. 5월이면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최근까지 대면과 비대면 프로그램을 섞어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방침을 바꿔 대면행사 강행을 결정했다. 향후 코로나19 상황에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춘향제는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울산시도 4~5월 예정인 봄 축제들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울산대공원 장미축제와 태화강 국가정원의 봄꽃축제가 대표적이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과 광역전철 개통 등으로 울산이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며 축제가 정상화되면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사회 타격, 관광업 직격탄

코로나19 사태와 잇단 축제 취소 상황에 지역사회가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관광업은 직격탄을 맞아 추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 봄 축제 장사를 기다려온 지역상권은 울상이다.

농산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축제가 열리면 짧지만 농산물 같은 지역특산물을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올해도 상황이 좋지 않아 답답하다"면서 "온라인커머스 채널을 이용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더구나 지자체들은 방역을 우선하는 기조에 축제를 취소하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경제적 피해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없다. 각 지자체들은 축제 취소에 따라 지역특산물 온라인 판매 등을 독려할 뿐 실질적 지원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3년째 전국 축제가 자취를 감추며 관광업계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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