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표 '강한 야당'은? 협치 우선이냐 강한 견제냐
2022.03.27 17:20
수정 : 2022.03.27 17:20기사원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추진 중인 2차 추가경정예산, 정부 조직 개편,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등 대형 의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거대 야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향후 정국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그의 선택에 따라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 패배를 딛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당 상황도 크게 좌우될 수 있어 선택의 순간 마다 고민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부터 원내 운영 전략과 주요 일정 논의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라며 본격 활동을 시사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원내에서 다루게 될 현안도 많고 운영과 기획 역시 긴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 의견을 모으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협치와 견제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다.
박 원내대표는 추경 등 민생 현안에는 협력을 우선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권 이양기라도 해도 빈손으로 있을 수 없다. 조만간 3월 임시국회(회기 4월 5일까지)와 4월 임시국회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우선 민생과 관련된 부분, 똑바로 챙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수위 측에서 주장하는 추경 재원 마련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협치'의 가능성을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은 회계연도의 1분기가 끝난 상황으로 대규모 지출구조조정이 쉽지 않다는 재정당국의 어려움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국채 발행만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만큼 구조조정도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빠르고 온전한 보상이라는 원칙을 갖고 인수위 측의 재원 마련 방안에도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손실보상 제도 개선, 부동산 세제 등은 당 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그는 "먼저 관련 상임위원회나 의원총회를 열어 당 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을 밟아가겠다"며 그를 바탕으로 국민의힘과 협상이나 국회 단위 심사 절차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검찰개혁과 정치개혁은 적극 추진하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견제구를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장동 특검에 대해 "특시한이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라 우선 검토해야 한다", 검찰개혁에 대해선 "현 정부 내 어느 정도로 할지 내부적 합의에 따라 이행 경로를 만들어나가면 된다"고 했다. 당 의견이 모아지면 지금 정부에서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등 정치개혁에도 고삐를 죈다. 그는 기초의회 3인 이상 선거구 도입에 대해 "선거를 떠나서 후보도, 안철수 대표도 반겼던 사안이다. 시대 흐름과 국민적 요구에 따라 약속 이행 차원에서라도 이 부분은 꼭 이번에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며 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번 3월 임시국회 안에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원내대표는 향후에도 민생에는 '협치 우선', 개혁 법안에는 '견제 우선'의 기조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일하는 강한 야당'이다.
그는 지난 25일 "민주당은 새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균형, 원내 제1당으로 민생 입법을 주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졌다"면서 "철저한 반성과 혁신으로 유능한 민주당,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 "견제를 확실히 하면서 국민을 위한 협력의 교집합을 넓혀가겠다. 무능과 독선, 불통 등 국민의힘 정권의 잘못은 국민 편에서 따끔하게 지적하되, 잘한 일은 제대로 평가하고 필요한 일은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당선인 측의 대야(對野) 태도 또한 주목된다. 박 원내대표는 "(24일) 윤석열 당선인과 통화에서 민생과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는 마음으로 힘을 모으겠다며 국회와 적극 소통해줄 것을 요구했다"며 "여야가 얼마나 협력하는 가는 전적으로 윤 당선인의 의지와 국민의힘 태도에 달려있다"고 밝힌 바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