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투심… 외인은 TR ETF, 개인은 대형주 담았다

      2022.03.27 18:07   수정 : 2022.03.27 18:07기사원문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과 동학 개미(국내 개인 투자자)의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강한 매도세에도 외국인이 투자한 종목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국내 개인의 투자 종목은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386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6조4682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오르는 종목 무릎에서 산 외국인

외국인과 국내 개인이 투자한 종목들도 극명하게 갈린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LG이노텍(2539억원), 삼성엔지니어링(1920억원), 카카오(1478억원) 등을 매수했다.

모두 이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한 종목들이다. LG이노텍은 지난달 플립칩-볼그레이어레이(FC-BGA)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한 뒤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들어서만 23.24% 상승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카카오도 이달 들어 각각 14.22%, 11.58% 올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원가율 개선 등으로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고 카카오는 새 정부가 들어서며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며 10만원선에 올랐다. 심지어 '안철수 총리' 테마주로 급상승한 안랩(1181억원)도 매수 상위 종목에 랭크됐다. 블록딜 때문에 급락한 삼성에스디에스(SDS)를 제외하면 매수 상위 종목은 대부분 높은 수익률을 냈다.

외국인들의 또 다른 투자 트렌드는 '토탈리턴(TR) 상장지수펀드(ETF)'이다. 이달 들어 'KODEX 200TR(4707억원)', 'KODEX MSCI Korea TR(2987억원)', 'TIGER 200TR(2108억원)'은 외국인 상위 매수종목 1·2·4위에 이름을 올렸다. TR ETF는 배당금을 재투자해 주가 상승 이외의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당장의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절세 효과를 거두기 위해 외인들이 TR ETF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주에 물려 물 타는 동학개미

개인들이 많이 매수한 종목에는 대형주가 많다. 이달 들어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만 3조2717억원을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5871억원), 삼성전자 우선주(4994억원), 현대차(3655억원), 삼성SDI(2618억원), 기아(2529억원) LG에너지솔루션(1885억원) 등 개인들이 이달 들어 매수한 종목 대부분은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있는 종목들이다.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며 대형주들의 주가가 하락하자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고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동학 개미들이 아직까지 '저점 매수'에 재미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3월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1.98%이다. 지난 달 중순부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인 두산중공업과 지난 25일 하루에 3만1000원(7.60%) 뛰어오른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현대차, 기아, 아모레퍼시픽 등은 같은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조금 더 차분하게 지켜볼 것을 추천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주가가 눌릴 때 많이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주가 흐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 디폴트 등 여러 가지 변수들을 지나고 나면 매수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