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불안케 만들지 마라"..文·尹회동의 '가교'는 김부겸 총리였다
2022.03.29 04:00
수정 : 2022.03.29 06:27기사원문
이때 마침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의 실무 협의가 재개된 시점임을 고려하면, 28일 청와대 만찬 회동 성사에 평소 윤 당선인과 친분이 있던 김 총리가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이 만난 시점은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일정이 발표되기 하루 전이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27일 만남 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당선인이 그제 밤 모처에서 김 총리를 만나 대화했다"며 "김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신속한 회동을 권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26일 윤 당선인에게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문 대통령과의 회동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며 윤 당선인에게 "청와대의 제안에 화답해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사석에서 김 총리를 '부겸이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1960년생이며, 김 총리는 1958년생이다.
윤 당선인이 2014년 대구고검으로 사실상 '좌천'당했을 당시 김 총리는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하며 대구에서 가깝게 지낸 인연이 있다. 윤 당선인과 김 총리는 서울대 동문으로 각각 법대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두 사람의 이 같은 친분 때문에 한때 '윤석열 정부'에서도 김 총리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윤 당선인도 24일 김 총리 유임설이 나오자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다. 이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 59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만찬 회동을 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 시각에 맞춰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상춘재 앞 녹지원에 먼저 나가 차에서 내리는 윤 당선인을 직접 맞이했다.
인사를 나눈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나란히 녹지원을 걸으며 짧은 대화를 주고받은 뒤 만찬장으로 들어갔다.
한편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만난 것은 2020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21개월 만이다. 당시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