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전운 고조… 인수위 "폐지도 검토" vs 민주당 "지켜야할 법"

새 정부가 대표적인 부동산 실정의 주범으로 꼽히는 임대차3법에 대한 대수술을 예고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등 임대차3법 폐지를 비롯해 종합적 개선안을 검토 중으로, 관련 법 개정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정부와 협의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TF팀장(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은 29일 "차기 정부는 시장기능 회복을 위해 임대차3법에 대한 폐지, 축소를 포함해 검토하되 충격에 따른 시장 반응을 최소화하는 단계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대차3법은 장기간 누적된 관행을 바꾸는 것으로, 유예기간 없이 급격히 도입됐다는 지적이다.

인위적 시장개입 부작용으로 거주 안전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것이다. 이는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 실패사례로 임대주택 매물 감소와 급격한 임대료 상승, 임대인·임차인 분쟁 증가 등의 문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심 팀장은 "시장 상황 모니터링을 통해 임대차3법의 시장 부작용이 심각해 국민 공감대를 형성해 민주당을 설득하고,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부동산TF에서 심도 있는 논의로 제도개선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TF는 30일 오전 1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인수위는 이날 임대차3법 관련 부작용을 막기 위한 두 가지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민간임대등록 활성화와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정책이다. 먼저 민간임대등록 활성화는 최근 지원정책 축소로 신규공급이 축소되는 것을 보완하는 조치다. 전체 임차가구(816만) 중 장기간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와 등록 민간임대는 약 40%에 불과해 임차가구의 60%는 전월세시장 불안정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재고 순증 효과가 있는 건설임대를 충분히 공급하도록 지원하고, 매입임대는 비아파트·소형주택 등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간 등록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되, 취약계층 보호 강화 등을 조화롭게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15년 민간임대 공급 활성화를 위해 택지·금융 지원 강화 및 입주자격 등 규제를 완화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도입했으나 시행 3년 후 지원 축소 및 규제강화 등 제도 변화로 정책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민간의 임대주택 공급 불안정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인수위 측은 현재까지 인수위 내부에서 검토 중인 제도개선방안도 제시했다. 기금 출·융자 확대 등 금융 및 세제지원, 공공택지와 리츠제도 등을 활용한 지원 강화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방안과 함께 취약계층에 공급량 일부를 배정하는 등 계층혼합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현 정부와의 협의는 미지수다. 특히 법 개정을 위해선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절대적인데 임대차3법 수술에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인수위가 임대차3법 개정을 예고한 데 대해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저희당은 이 문제가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어 계약기간이 새롭게 갱신되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저희가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국토위원들이나 부동산 문제와 관련된 당내 의원들의 검토 단위가 있어서 상의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 들어 부동산 관련 주요 이슈인 세제개편과 함께 임대차3법 개정 논의를 두고 여야 간 치열한 신경전도 예상된다.

윤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위해선 172석의 민주당 설득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개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다.

[e-mail] 연지안 심형준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