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의장막 둘러싸인 푸틴, 우크라 상황 오판했나..."측근들 거짓 보고"

      2022.03.31 07:25   수정 : 2022.03.31 07: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측근들의 거짓 보고로 우크라이나 전황을 오판하고 있다는 미국의 정보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3월 30일(이하 현지시간) 기밀 해제된 미 정보보고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측근들로부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전황 제대로 파악 못 해
정보보고에 따르면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푸틴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극도의 고립을 자처했고, 자신의 견해에 동조하지 않는 인물들은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 군부에 진실을 말하는 이가 사라졌다고 미 정보기관들은 지적했다.

다수의 미 행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정보보고에서는 또 푸틴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간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이구 장관은 크렘린 이너서클에서 한때 가장 신뢰받는 인물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그 영향력이 약화한 것으로 보인다.

정보보고에 따르면 푸틴은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어떤 상황에 몰려 있는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조차 병력을 징집하고 있고, 이렇게 징집된 군인들이 전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푸틴이 이 사실을 모른다는 것은 그에게 정확한 정보가 보고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푸틴과 국방부 사이에 지속적인 긴장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군이 이제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푸틴은 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고 미 정보기관들은 분석했다.

경제제재 충격도 오판
정보보고에 따르면 푸틴은 또 서방의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실제로 어떤 충격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못된 정보를 보고받고 있다.

경제제재가 러시아에 미칠 충격의 전체 윤곽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잘못된 정보에 기초한 판단은 대통령과 국방부 간 긴장을 초래하고 있다.

러시아 군이 승기를 잡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푸틴이 진격하지 못하는 러시아 군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러시아군은 실제로는 우크라이나 군의 강한 저항에 고전하고 있고, 이제는 반격까지 당하고 있다.

공포 조장
푸틴에 대한 거짓 정보 보고는 그가 조성한 공포 분위기도 한 몫 하고 있다.

푸틴은 이번 침공을 앞두고 형편없는 정보를 보고했다는 이유로 고위 정보 당국자 2명을 가택연금했다.

당국자들이 공포로 인해 바른 소리를 내기 더 힘든 환경이 만들어졌다.


한편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29일 국방부 차관 명의로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공격을 약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맹공이 계속되고 있는 것 역시 러시아 지휘부의 기능 이상, 정보전달 이상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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