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우크라이나 키이우 방문 검토"

      2022.04.02 21:26   수정 : 2022.04.02 21: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방문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교황은 2일(현지시간) 지중해 몰타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우크라이나 정치·종교계의 키이우 방문 요청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그렇다. 그것(방문)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 우크라이나 정교회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 상급대주교, 안드리 유라쉬 교황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등이 교황 방문을 요청했다. 좌골신경통을 앓고 있는 교황은 이번 몰타 방문에서 해외 순방 가운데 처음으로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몰타에 도착한 교황은 연설에서 "슬프게도 일부 강력한 통치자(potentate)가 민족주의적 이익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AP는 해당 발언이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황이 푸틴을 직접 겨냥해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유럽의 동쪽에서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퍼지고 있다"면서 "타국에 대한 침략, 흉포한 시가전, 핵무기 위협은 먼 과거의 암울한 기억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오직 죽음과 파괴, 증오만을 초래하는 전쟁의 찬 바람이 많은 이들의 삶을 강력히 휩쓸고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에게 닥친 전쟁의 밤에 평화를 향한 꿈이 바래지 않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이미 400만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난민 신세가 됐다. 교황은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더욱 심각해진 유럽의 난민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몰타를 방문했다고 알려졌다.
교황은 이날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언급하고 "커지는 이주 비상사태에 대한 광범위하고 공유된 대응이 요구된다"면서 "다른 국가들이 무관심한 방관자로 남아있으면 일부 국가가 전체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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