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中 1분기 경제성장률에 최대 2.4%p 충격"

      2022.04.04 12:08   수정 : 2022.04.04 17:54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31개 성·시 대부분을 뒤덮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1·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에 최대 2.4%p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내 코로나19는 아직 확산 추세이며 점차 드러나는 제로코로나(확진자 0명) 정책의 후폭풍을 감안한 수치다. 다만 정부 정책의 효과도 인정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5.0%로 제시됐다.



4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에서 경제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의 수석 경제학자 모임 ‘중국수석이코노미스트 포럼’은 코로나19 확산과 봉쇄로 올해 1·4분기 민간소비수요는 3.1%p, 고정자산투자는 4.5%p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도시·농촌 실업률은 5.5% 안팎을 지속할 것으로 봤다.
이로 인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최대 2.4%p 충격을 받을 것으로 포럼은 분석했다.

다만 포럼은 이 같은 하방 압력 가중에도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 덕분에 어느 정도 상쇄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포럼이 제시한 1·4분기 실질적인 경제성장률은 4.8%~5.1%(평균 5.0%)로, 당초 예상치보다 1.8%p~2.1%p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럼은 현재 코로나19 재유행이 중국 경제에 3중 압력을 가중시킨다고 평가했다. 우선 올해 2~3월 선전과 상하이 등 전국 양대 경제 도시가 차례대로 봉쇄 조치에 들어갔고, 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단계적 인력 공급 차질로 직결됐다. 또 교통·물류의 봉쇄와 규제는 노동력과 원자재의 정상적인 유통에 영향을 미치고 중소·중견기업에도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당장 상하이에 기가팩토리 공장을 운영하는 테슬라는 3월28일 이후 생산을 중단한 뒤 아직 재개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과 이치자동차가 합작 건립한 창춘 자동차도 사정이 비슷하다. 주요 반도체 생산기지인 상하이 장강 하이테크 단지 다수 기업들은 직원들이 출근하지 못하면서 물량 확보와 생산라인 유지, 배송에 고충을 겪고 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보도했다. 레이더칩 디자인 기업 관계자는 이 매체에 “물류는 전반적으로 막혀 있고 소비자 배송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수출입항인 상하이항을 통한 물류도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경제 매체 차이신은 해운데이터 제공업체 베셀스밸류를 인용, 30일 기준 상하이항 인근에서 대기 중인 각종 선박은 컨테이너선 39척, 건화물선 129척, 유조선 107척, 탱커 48척 등 347척이며 일반 화물선과 가스선 17척도 있다고 전했다.

육상 물류에 미치는 충격파는 보다 뚜렷하다. 상하이시가 지난달 28일 도시 순환봉쇄를 시작한 이후 상하이항을 오가는 물류차량은 48시간 이내 핵산 음성증명서를 소지해야 한다. 또 도로 곳곳에서 검역을 요구한다. 이는 물류차량 운전자의 상하이 진입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출입증과 음성 증명서를 수동으로 검사하는 것도 문제다. 상하이의 한 화물 운송업자는 차이신에 “여러 요인으로 (상하이 봉쇄 이후)화물 흐름이 이전보다 60% 가량 느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로코로나는 수요 위축도 유발한다. 주민들의 이동과 활동이 영향을 받으면서 음식·소매·관광·부동산 판매 등 서비스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온라인으로 일정부분 회복이 가능하지만 오프라인 소비 수요 부족을 따라가기는 역부족이라고 중국수석이코노미스트포럼은 꼬집었다. 베이징모터쇼는 지난 2일 통지를 내고 이달 21~30일로 잡았던 행사를 별도 안내 시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모터쇼는 중국 최대 규모의 모터쇼 가운데 하나이며 자동차 소비 촉진에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확산 공포는 소비와 투자의 반등을 억제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는 심리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갑을 닫게 된다는 의미다. 미국 금리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외부 불확실성도 경제 측면에선 악재다.

가오시왕 중국 기계·전자제품 수출입 상회 국장은 글로벌타임스에 “단기적 공급 차질은 특정 제품의 생산 사이클을 연장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기업보다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충격은 더욱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은 제로코로나 유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 방역 책임자인 쑨춘란 부총리는 전날 상하이 방역 현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상하이는 경제 중심도시로, 철저한 통제 속에 핵심 기능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방제 조치를 엄밀하게 실행해 가능한 빨리 병세의 전파 사슬을 끊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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