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길 콘돔 가위 먼저 챙겼다…성폭행에 떠는 우크라 여성들
2022.04.04 15:30
수정 : 2022.04.04 15:31기사원문
러시아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시 강간과 성폭력은 전쟁 범죄에 해당하며 국제인도법 위반으로 간주되는데 우크라이나 검찰총장과 국제형사재판소(ICC)는 현재까지 보고된 성범죄 수사할 예정이다.
오늘 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군 철수 지역에서 성범죄 증거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가디언은 미하일 팔린차크 사진작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20㎞가량 떨어진 한 고속도로에서 찍은 사진 한장을 소개하며 이 사진이 개전 이래 민간인을 상대로 러시아군이 처형, 강간, 고문 등을 자행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키이우 거주 여성운동가 안토니아 메드베드추크)는 피란가기 전 신변 보호를 위해 가장 먼저 챙긴 것은 콘돔과 가위였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전투가 끝나고 통금 전 휴전 시간에 기본 구급용품 대신 응급 피임약을 찾아다녔다"고 했다.
인신매매·가정폭력·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라스트라다 우크라이나, 여성단체 워크숍 등 현지 인권·여성단체들은 이 같은 민간인 여성을 향한 남성들의 잔혹행위를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테리나 체레파카 라스트라다 우크라이나 회장은 "우리는 도움을 요청하는 소녀·여성들로부터 여러번 긴급 전화를 받았지만 대부분 물리적으로 이들을 돕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체레파카 회장은 "강간은 심지어 평화로운 시기에도 보고되지 않는 범죄다"고 했다.
사샤 칸서 워크숍 리비우 지부 담당자는 "여성들이 도망가면 강간범과 총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안전한 것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트라우마는 피해 여성들을 따라오는 폭탄이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규모는 가슴 아픈 일이다"고 말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