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흥사 연화문 초석 깔고앉은 文대통령...불교계 "인식수준이 참담"
2022.04.07 08:05
수정 : 2022.04.07 10:34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뒤편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 기념 산행을 하면서 법흥사터(추정)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사진에 불교계가 발끈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불교계와 껄끄러운 관계를 문 대통령이 달래고 있는 가운데서다.
오늘 7일 불교계 언론인 법보신문을 보면 '대웅전 초석 깔고 앉은 문 대통령 부부...청와대 문화유산 인식 수준 참담'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띈다.
신문은 "해당 사진은 청와대가 직접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의 불교 문화유산 인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지난 5일 산행에서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에 도착해 연화문 초석에 앉아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과 법흥사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과거 오랜 터가 남아있는 것을 해방 후 다시 세워보려고 준비하다가, 김신조 사건으로 개방됐던 곳이 다 폐쇄됐고, 그 부자재가 남은 거죠"라고 했다. 이에 김 청장은 "구전으로는 이게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저희가 전문발굴 조사를 하면 그런 증거들이 나올 것으로 저희는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 스님은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 성보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 이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탄탄 스님은 "대통령이 전통문화를 이렇게 가벼이 대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왜 생각하지 못하느냐"며 "대통령 부부도 독실한 신앙인으로 아는데 자신이 믿는 종교의 성물이라도 이렇게 대했을까 싶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 스님은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를 한 달여 남기고 지난 6일부터 청와대 인근 북악산을 전면 개방했다. 북악산 전면 개방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