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진화 이어가는 '오커스 동맹'과 뒤처지는 한국

      2022.04.07 13:41   수정 : 2022.04.07 15: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9월 신냉전의 지정학 시대에 탄생한 미국과 영국·호주의 역내 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 정상들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전화 통화 후 공동성명을 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세 나라는 성명에서 "극초음속 대응과 전자전 능력에 대한 삼각협력을 시작하고 정보공유를 확대하며 국방혁신 협력을 심화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계획들이 "사이버 능력과 인공지능 퀀텀기술 등 추가적 협력을 심화시키려는 오커스동맹의 기존 노력에 더해질 것이라며 이와 함께 다른 필수적 국방안보 능력의 진전을 통해 동맹 파트너 국가들과 관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커스 정상들은 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하고 러시아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침공에 맞서 인권과 법치 강압 없는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존중하는 국제체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극초음속 무기는 발사체가 음속 5배 이상의 속도로 빠르게 비행하고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고도로 기동 비행을 할 수 있어 요격이 어려운 무기로 분류된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오커스가 아주 강력한 동맹이라는 신호는 최고도의 군사기술이 요구되는 '원자력추진잠수함 기술 공유'를 통해서 이미 확인됐다"며 그런데 "오커스 국가들이 불과 6개월 만인 2022년 4월, 현시점에서 '극초음속미사일 협력'까지 이어가는 것은 동맹 진화의 속도가 그야말로 초음속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초고속 진화의 배경은 신냉전 지정학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중국 견제를 통해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지켜가려는 미국이 이러한 정책 기조를 동기화할 수 있는 국가를 핀포인트식으로 지정한 결과가 오커스이기 때문이다. 국제정치에서 ‘힘의 재배분’은 국제적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신냉전 지정학에 대한 반응인 것으로 해석된다.

반 센터장은 "반면 한국은 지난 5년간 이러한 신냉전 지정학에 둔감하거나 회피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러한 행태는 '안미경중' '균형외교' '전략적 모호성' 등으로 요약된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신냉전 지정학에 부응한 동맹 확장보다 도리어 70여년 된 한·미동맹 마저 약화하는 상황을 자초해 ‘포괄적 전략동맹’은 용어상으로만 회자할 뿐 그 실천과 정책화는 사실상 멀어져 왔다.

이어 반 센터장은 "정권 교체기를 맞아 느슨해진 한·미동맹을 다시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미국도 한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반기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창출된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미래 한·미동맹의 수준과 신냉전 지정학 시대에 한국의 입지와 위상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 센터장은 그러면서 "강력한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한반도 확장억제 강화'를 모색하고 '쿼드·오커스와의 긴밀한 협조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