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그만해".. '계곡살인' 그날, 피해자는 귀막고 애원했다

      2022.04.08 04:55   수정 : 2022.04.09 10: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기도 가평 계곡 익사사건이 벌어진 당일, 피해자 윤모씨(사망 당시 39세)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사건 당일인 2019년 6월30일 촬영된 것으로, 윤씨의 아내 이은해씨(31)와 그의 내연남 조현수씨(30), 현재 수감 중인 또 다른 공범 이모씨가 등장한다.

7일 채널A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는 계곡 절벽 위에 올라가 다이빙 시범을 보이는 조씨의 모습이 담겨 있다.

조씨는 다이빙 후 공범 이씨와 함께 윤씨가 타고 있는 튜브를 강제로 흔들며 괴롭히기도 했다. 이때 윤 씨는 괴로운 듯 귀를 막으며 "그만, 그만해"라고 소리치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일행은 윤 씨를 향해 조롱성 발언을 이어갔다. 윤씨는 수영을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가 불안한 듯 튜브를 끄는 조씨의 손을 떼어내 보지만, 조씨와 공범 이씨는 계속해서 더 깊은 곳으로 튜브를 끌었다. 이은해는 이 광경을 지켜보며 "못 뒤집네. 무거워서. OO야(공범 A씨), 같이 가서 뒤집어"라고 말했다.

윤씨는 필사적으로 손헤엄을 쳐 현장을 벗어나려 하지만 곧바로 조씨에게 붙잡힌다. 뒤이어 공범 이씨가 윤씨의 튜브를 강제로 흔드는 모습이 나온다. 윤씨가 이씨 이름을 부르며 "우리 그만하자"고 말하지만 이씨는 "나는 그만 안 할거야. 뭔 소리야"라고 답한다. 윤씨가 재차 "내가 미안해. 사과할게"라며 애원하지만 이씨는 튜브를 흔들며 괴롭히기를 멈추지 않았다.

윤씨는 "유치하고 재미없어. 나 재미없어 이제는"이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일행은 그런 윤씨를 보며 조롱성 발언을 이어갔다.

약 1시간 뒤 촬영된 다른 영상에는 윤씨가 수박을 머리로 깨는 모습도 담겼다.

수박이 한 번에 깨지지 않고, 윤씨가 머리를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워하자 배우자 이은해는 "아, 오빠. '빠작' 깨야지, 아오"라며 타박했다. 이에 대해 일행들은 수사 과정에서 "칼이 없어 가위바위보를 해 지는 사람이 수박을 머리로 깨게 했다"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은해의 남편 윤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아내 이 씨는 같은 해 2월에도 강원도 양양군 펜션에서 윤 씨에게 복어 피 등이 섞인 음식을 먹여 살해를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수사 중인 지난해 12월 도주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30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은해와 조씨를 지명 수배했다.
또 이은해의 과거 전 남자친구가 2014년 태국 파타야로 여행을 갔다가 스노클링 중 사망한 사건 역시 사실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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