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 추락 헬기 '최고 사양' S-92…사고 원인규명 착수
2022.04.08 13:46
수정 : 2022.04.08 13:46기사원문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8일 새벽 제주 마라도 해상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부산항공대 소속 헬기가 추락하며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돼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고 당시 해상 날씨도 비교적 양호했던 것으로 알려져 기체 결함이나 기능 문제, 조작 과실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최고 사양 꼽히는 기종…해경 사고는 처음
사고 헬기는 미국 시콜스키(Sikorsky) 항공사가 제작한 S-92기종으로, 2014년 3월 남해해경청 부산항공대에 도입됐다.
대통령 전용헬기이기도 한 S-92는 기장 20.9m, 최고시속 270㎞다. 항속거리는 기본 연료만으로 비행시 약 926㎞로, 국내에 도입된 헬기 중 최고 사양으로 꼽힌다
최대 21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며, 환자도 12명까지 탈 수 있어 각종 해양 사고시 신속한 구조와 응급환자 이송이 가능하다.
첨단항법장비와 수색레이더, 광학열상장비도 탑재해 야간 수색은 물론 불법 중국어선 단속에도 투입될 수 있다.
국내에 도입된 S-92 기종은 총 5대로, 공군이 3대를 보유고 있고 나머지 2대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부산항공대와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목포항공대가 보유 중이다.
해당 헬기 도입 이후 해경에서 발생한 S-92 관련 사고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는 2008년 7월 경기도 가평에서 18인승 S-92가 악천후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다.
또 2017년에는 아일랜드 해안경비대 소속 S-92 헬기가 구조활동 중 추락해 4명이 사망.실종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여러 차례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고 당시 잔잔한 바람·파도…사고 원인 규명 착수
남해해경청이 보유한 S-92는 이날 오전 1시32분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약 370㎞ 해상에서 추락했다.
대만 서쪽 33㎞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예인선 '교토1호' 선원들을 수색하기 위해 경비함정 3012함에 중앙특수구조대원 6명을 내려준 뒤 제주국제공항으로 복귀하기 위해 이륙한 지 불과 30~40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 때 헬기에는 헬기 운영요원인 기장 A경감(47)과 부기장 B경위(51), 정비사 C경장(42), 전탐사 D경장(28)이 타고 있었다.
사고를 목격한 경비함정 3012함은 즉시 단정을 내려 오전 1시47분쯤 기장 A경감, 오전 2시10분쯤 부기장 B경위와 전탐사 D경장을 차례로 구조했다.
해경은 즉시 응급조치를 취했으나 B경위와 D경장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다행히 생존한 A경감은 군 헬기로 제주국제공항으로 옮겨진 뒤 이날 오전 9시42분쯤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정비사 C경장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이번 추락 사고 당시 해상 기상은 바람이 초속 2~4m로 불고, 파도도 약 1m 높이로 일어 비교적 양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경찰청은 해저에 가라앉은 헬기 동체가 인양되는 대로 블랙박스 등을 확보해 사고 원인 규명에 착수할 방침이다.
9일 오전 4시쯤에는 추락 사고 해역에 해군 동체 인양함인 광양함이 도착해 인양 작업에 돌입한다.
박제수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은 이날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헬기 동체를 인양하는 대로 블랙박스 등을 확보할 것"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