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사먹기도 떨린다… 외식물가 24년만에 최대 상승
2022.04.10 18:19
수정 : 2022.04.10 18:19기사원문
■"칼국수, 서민 음식 옛말"
10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3월 외식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6.6% 뛰었다. 이는 1998년 4월 이후 23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39개 외식 품목이 모두 올랐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갈비탕(11.7%)이다. 죽(10.8%), 햄버거(10.4%), 생선회(10.0%)도 10% 이상 상승했다.
서민들이 흔히 찾는 짜장면(9.1%), 김밥(8.7%), 짬뽕(8.3%), 치킨(8.3%), 라면(8.2%), 설렁탕(8.1%), 떡볶이(8.0%), 칼국수(6.9%), 돈가스(6.6%) 등도 가격이 뛰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칼국수 1인분의 평균가격은 8115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8000원대를 넘어섰다.
소고기(8.1%), 돼지갈비(7.8%), 삼겹살(6.6%), 불고기(6.1%), 스테이크(5.5%) 등 고기류도 가격이 올랐다.
삼계탕(3.9%), 구내식당 식사비(3.3%), 맥주(3.2%), 해물찜·소주(각 2.8%), 기타 음료(2.4%) 등 6개 품목만 물가상승률이 4%를 밑돌았다.
이처럼 외식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가공식품 등 식자재 가격과 배달료가 오르면서 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하면서 외식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유다. 통계청은 외식 물가를 조사할 때 배달 비중이 높은 매장의 경우 배달료까지 음식 가격에 포함해 조사한다. 문제는 외식 가격의 경우 농축수산물 등과 달리 한번 오르면 쉽게 내리지 않아 외식 물가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7.4%)으로 나타났다. 경남(7.1%), 강원(7.0%), 대전·경기·경북(각 6.9%), 대구(6.8%) 등도 전국 외식 물가 상승률(6.6%)을 웃돌았다. 제주와 서울은 각각 6.3%, 6.2%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비교적 낮은 지역은 충남(5.5%), 광주(5.6%), 세종(5.8%) 등이다.
■국제 곡물가도 '비상'
글로벌 공급망 여파로 국제 곡물가격도 치솟으면서 외식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3월 식량가격지수(FFPI)는 전월 대비 12.6% 상승한 159.3을 기록했다. 이는 이 지수가 도입된 1996년 이래 최고치다. 지난달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모든 품목의 가격지수가 오른 가운데 곡물과 유지류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곡물 가격지수는 2월보다 17.1% 상승한 170.1을 기록했다. 밀은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에 따른 수출 차질, 미국의 작황 우려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23.2% 오른 248.6으로 집계됐다. 육류 가격지수는 4.8%, 유제품과 설탕은 각각 2.6%, 6.7%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따라 물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시장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며 "밀·콩 등 국내 생산·비축을 확대하고 민간업체의 해외 곡물 공급망 확보 지원 등 식량안보를 위한 중장기 정책 방안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