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벌 옹호' 등 복지장관 후보 칼럼 연일 논란…'신종플루 통계' 비판도
2022.04.13 06:07
수정 : 2022.04.13 10:25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강승지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인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한 언론사에 기고한 칼럼을 두고 연일 '자격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매일신문에 62편의 '의창'이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결국 정 후보자는 전날(12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면서 과거 칼럼 논란에 대해 "의료문제에 있어 그 시점에 일어난 핫이슈에 대해 쉽고 재밌게 풀어 설명하는 성격의 글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 몇시간 후 면접 지원자들의 이력서 사진 '포샵'을 거론하면서 "남자보다 여자가 더 심하다. 미모든 아니든 사진과 실물이 다르다"고 언급한 글이 확인되면서 성차별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13년 3월29일 매일신문에 기고한 '국소 온난화'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국소 온난화가 남성의 성기능 저하,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히며 그 주범은 '노트북 컴퓨터'라는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칼럼에서 그는 이른바 '쩍벌'(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는 것) 자세를 취하는 것이 남성 성기능 등에 좋다고 밝혔다. 또 다리를 오므리는 등 안 좋은 자세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텔레비전에서 기자회견장에 몰려있는 기자들을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20년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유행 초기 대응에 앞장서고, 청와대에 호소해 생활치료센터 도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복지 분야 전문성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 후보자는 2009년 9월 '신종플루와 통계'라는 칼럼을 통해 신종인플루엔자(H1N1) 유행 당시 적용기법에 따라 통계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며, 사망자가 1명씩 늘 때마다 언론 등에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해당칼럼에서 그는 "통계란 것은 원래 설명을 들어도 알 듯 모를 듯 하지만, 적용기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1 더하기 1'의 답을 묻는 문제를 냈더니 수학자는 '2'라고 답을 했고, 통계학자는 귓속말로 '어떤 답을 원하십니까'라고 답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시끄러운 신종플루 확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달(2009년 8월)은 하루 자고 나면 달라지는 이야기로 혼란스러웠다"며 "신종플루 환자가 2000명이 될 때까지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자 '독감보다 덜 위험하다'고 하고, 사망자가 처음 나오니 '위험성이 독감정도(사망률 0.05%)'로, 두번째 사망자가 나오자 0.1%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망률 통계를 낼 당시) 분모의 크기, 즉 감염자 수가 신빙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있다. 감추어진 감염자가 열 배, 스무 배는 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며 "신종플루 사망률 통계를 낼 당시 우리나라의 감염자 수는 2000명, 일본은 4만명, 미국은 10만명이었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새로운 종류의 독감이라 '신종플루'로 이름을 붙였지만, 어차피 독감은 독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50년 전쯤 한 번 지나간 것이라는 설도 있어 '신종'이라는 이름마저 무색해진다"며 "'연로하신 분이 지병이 있으면 감기로도 돌아가신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닌데, 사망환자가 한 명씩 늘 때마다 신문과 방송에서 운동경기처럼 중계를 하니 국민들은 두렵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그는 같은 언론에 "상처가 있는 환자들의 영양보충에는 개고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자기네(서양인)들의 조상인 히포크라테스가 이미 했는데, 서양 사람들이 펄쩍 뛸 때마다 고소를 금치 못한다. 물론 단백질 보충은 어느 고기나 비슷하므로 이는 그저 미신인 수준이다" "북한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와 서방의 지도자들이 (치매가 아닌) 건강한 정신상태에서 올바른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칼럼을 싣기도 했다.